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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해외여행 다녀온 썰 5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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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02:47 조회 21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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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http://www.ttking.me.com/249346

나는 하수시절에 바둑을 둘 때 꼭 내 급수에서 가장 상위 랭커를 일부러 검색했었어

(요즘 사이트에서는 그런 기능 없어졌던데...... )

퇴근하면 오늘 누가 강타자로 남아있나 찾아보고

목표로 정한 그 사람의 바둑을 한 삼십판 가량의 기보를 나 나름대로 연구하는거지


상대가 어떤점이 초반에 약점인지

뭘 강점으로 갖고 대국에 임하는지 연구했어

나름대로 데이터를 뽑는거지 그래서 연구하고 모르면 역시 상수에게 찾아가서

여기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고...


그렇게 모든 준비가 되고 내가 정말 이사람하고 두면 이길거같다고 확신이 서면

쪽지를 보내서 대국하고 싶다고 신청을 예약했어


그리고 딱 세판을 둬

그리고 내가 3전2승이면 내가 정한 기준에 합격이라 생각하고

더 정진하고 결국 내 급수내에서 상위랭커5명을 좋은 성적으로 꺾은 결과라면 난 이미 한급수 상승된 자신이

발견되거든


그런식으로 차근 차근 밟아가며

오급까지 왔는데

오급에서 뭔가 벽을 느꼈어

두터움이란거

그제서야 이런걸 얘네들이 활용하는구나 했었지


그때 오급은 지금 넷상에 오급과는 다르다

그곳은 7단이 최고수였어



어찌되었든 두터움의 무서움을 맛보고는

(오급짜리가 뭔 두터움, 농담도 심하지 라고 하겠지만 그당시 내 느낌이 그런거 겁먹었을때니까 이해해주렴)

늘 선실리와 빠른 행마로 승수를 올리고 승급하다가 탁 막힌거야


그래서 포석에 관해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 포석책을 구입해서 나름대로 빠르게 대처해서

오급에서 견딜만큼 성장하고선

사급은 시간이 해결해주고 삼급까지 왔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상위랭커들을 공략하면서 삼급까지 온거야


삼급되니까 정말 힘들더라

뭔가 좀 고급적인 수를 구사한달까.....

한동안 애먹었어


그래서 니들도 장점이있다면 나도 하나 만들어 보자해서

오급때 두터움을 조금 익혔던 터라

양고목으로 정말 무식하게 수싸움과 힘으로 기풍을 바꿨어

전에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치고빠지는 식이었는데


정말 니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하는 식으로 한번 변모한거야


그래서 삼급세계에서 힘바둑이란거 조금 터득하고

이급들을 틈틈이 민주화 시키고 결국 얼마지나지 않아 1급에 입성했어


일급달고 보니까

지나온 시간들이 감회깊더라


꼴랑 일급인데말이야


나나름대로 성취감에 잠깐이지만 취했다


그리곤 역시 고급포석과 행마책을 대학진학하는 어떤 기우에게서 선물받고

열심히 읽었어


그리고 1단에 진입하고서는 세상을 다 얻은 거 같더군

이젠 유연한 바둑으로 다시 회귀하고 좀더 세련되게 두려고 노력했고 또 노력해서

결국 샤샤라는 프로기사도 만나고 그 사람과 대국해서 4점 불계승 거두고서

몹시 기뻤어


이후에 몇명인가 프로를 만났지만

첨 만난 이사람과의 기억은 참 내 바둑인생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지

이후 이사람 국제대회에서 왕립청을 만나서 이겼다고 들었어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말야


대단한 일일거야 그에게도



여담이지만 어쨋든 그런 시간들을 보내다 나도 이제 좀 둔다 싶어서 기원에 한번 찾아간적이 있어

이젠 뒤에서 구경만하지 않고 앞에나와 아재들과 둘 수 있다 싶어서


지금은 없어졌는데

인천 연수구에 한 기원이 있었어

꼭대기 층이었는데


거기 찾아갔어


왜 인천인가 하면 바둑세계에서 인천 바둑은 짜기로 유명하거든



거기 일급이 꽤쎄다고 들었거든


나보다 훨씬 윗길이었다고


그 일급이 다른 기원에서 일급이라고 하는 사람이 원정왔는데

접바둑으로 만들어 버리더군


일급이라고 다 같은 기원 일급이 아닌거지

몹시 흥미로왔고 재미있어서

한 삼주를 계속 다녔어


다니면서 왕년에 잘나가던 할아버지도 알게되고

반신불수였던 활쏘는 내 아버지또래 연배의 아저씨와도 친분도 쌓고

아이엠에프때문에 운지한 나보다 몇살 위인 아재와도 만나고


여하튼 좋은 기회였고

많이 배웠어


기원바둑이란게 좀 독하고

구찌도 심하여서 몰두하기도 쉽지않아


거기서 내기바둑두자는 제의도 받았지만

내인생에 화투장 하나 집어본일이 없어서


그냥 점심대접해드리고 바둑을 친선으로 두자고 하니까


좀 서운해하더니만 이내 곧 마음을 열고 가끔 내가 실수하면 물러주기도 하고

친분을 쌓고 색다른 경험을 했었어



하나 재미 있던 일화가 있는데

일급아재가 심심해하며 적수가 없어서 퇴근하려했는데


일급아재는 기료공짜 점심공짜였음

원장이 대신 내주던데....


파장무렵에 배추장수가 하나 턱하니 들어왔어

바둑 한판 둡시다 하면서 누가 고수인가 원장한테 물으니

원장이 일급아재에게 꼽아줬드랬지


둘이 두는거 2판 다봤는데

정말 살벌하드만


상대를 모르니까

일급아재가 잽을 날렸는데

의외의 수를 들고나오니까

일급아재 긴장한거 아직도 기억나


그래서 어쨋든

일급아재가 몇집졌어

방내기였는데....


두번째판 정말 치열했고

지키는 바둑으로 첫판에 내준거 도로 찾아오며 일급아재가 이겼지


그리고는 서로 고만두겠다고 공동선언하더라


서로 만족한거같고 나 당신실력인정해 하는 분위기였지


그리곤 배추장수 아저씨 그길로 다신 못봤어

여기사람이 아닌거같았지



그런시절들을 보내고

언젠가 난 바둑이 뜸해지는 시절을 맞았어


그래서 맨날 이렇고 요건 요렇고 하면서 좀 등한시했다고 해야할라나


그래서 외국 사이트에 접속해봤어

뭔가 다른 분위기로 내 마음을 좀 달래볼까해서


kgs라는 곳에 처음 가봤어

프로그램 설치하는거도 까다롭고 인증절차도 그렇고 귀찮은게 많더만

여하튼 거기가서


자체내의 대회도 있어서 참가해서 애들 실력도 가늠해보고

뭐 그러다 외국애들을 좀 알게 되었어

틈나는 데로 알려주고 복기도 해주고

친분을 쌓았지


언어는 영어

나 그거 잘 모르지만 뭐 어쩌겠어

지들이 더 답답하니까

그래도 잘 알아듣더라

얘네들 가르치며 영어가 학창시절보다 쪼금 늘었다는게 느껴졌지



해서 남미에 한명 북미에 한명

불란서에 한명 북유럽에 한명

뭐 이런식이 되더군 그런 식으로 이후엔 더 늘어났지



왜그랬냐고?


혹시알아 나도 외국여행가면 걔들이 도와줄지...?

각 대륙에 하나씩 박아놓으면

언젠가 나도 걔들 덕 볼날이 있을지....

농담이고


뭐 그렇게 해서

가르치다가 어느날 내가 거기 가면 잠은 재워주냐고 해서

당근이라고 대답오길래 어느날 인가 그냥 홀연히 베낭매고 찾아가서 기보도 놔주고 대회따라가서 격려도 해주고

대국당일 걔네들 바둑에서 오점 발견하면 고쳐주고 다음 판 잘두라고 주먹도 쥐어주며 때로는 걔네들 모임에가서

대국도 해주고 그랬어

여행 그냥 돈안내고 구경하는데만 시간나면 운동삼아 걷고 그랬지 여행이란거 자체를 하지않았어

시간이 아까와서.... 언제 내가 얘네를 또 만나서 직접 얼굴맞대고 가르칠 날이 오겠지 하는 생각에.....

여행이라 해놓고 여행사진없네 하고 속상해하지 말길 바래


유럽에서 머물며 풍경사진 찍은거 있는데 그거 나중에 기회봐서 올릴께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쉽게 갔냐고 물을거 같은데...

얘네를 만나기 전에 최소 1~4년 이상 가르쳤어 돈도 안되는 일인데

그냥 좋아서


걔들 바둑에 임하는 태도가 어릴 때 나 같아서

내 시간 건강 쪼개서 나눠준거같은 느낌이야

너무 혹사했는지


걔네들 만나러갈 즈음 가장 건강이 안좋아서

많이 못해주고 와서 미안했지


그리고 돌아와서 바둑은 거의 접었고.....

눈 혹사한게 심해서 좋지 못한게 이유야


너무 많이 너무 심하게 내몸을 바둑에 태운거같았지



뭔가 좋아해도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끝을 보자고 지나치게 혹사하지 말아

나처럼 말로가 안좋을 수 있으니까....



이것으로 내가 바둑으로 해외에 다녀온 내용을 마칠께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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