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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외국인 여자랑 썸탄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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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05:08 조회 28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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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가 되면 이 동네의 쇳밥 먹는 아재들의 퇴근시간이라 내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을 향해 별의별 인종이 몰려든다.
편의점 앞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이 삼성중공업이라 백인, 히스패닉, 동남아, 흑인 등등이 드나드는 것은 기본 옵션이랄까.
물론 나처럼 영어를 적당히 구사할 줄 안다고는 해도 시급이 오르는 꼬라지는 결단코 일어날 리가 없다.
여튼 퇴근 시간이 되면 회사버스를 타고 편의점 앞에 내리는 외국회사 소속의 외국인들이 넘쳐나는데,
그날 또한 별 시답지 않은 구차한 날들 중의하나에 불과했었을 뿐이다.
친구들과 새벽 낚시를 하기로 모여 이런저런 허접한 이야기를 꺼내들기 전 까지는 말이다.
"오늘 왠 여자 하나가 말을 걸던데."
최근에 동정 딱지를 떼고 온 친구인 A 녀석이 거슬렸는지 나도 모르게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다.
자세한 사항을 요구하는 A의 침묵어린 눈빛을 바라다보며 나는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카운터에 죽치고 앉아서 공부하고 있었지.바구니를 집어 들고 물건 고르는 속도가 느리길래 그냥 하던 공부나 마저 하는 편이 나았거든."
"그래서 외모는?"
그 따위 허접한 대답을 원치 않았다는 듯이 직설적으로 물어본 뒤에야 나는 녀석의 의도를 파악했다.그렇다. 그녀의 외모가 어떤지를 알고 싶다는 눈빛이었던 게다.
"동양계 외국인. 키는 나보다 약간 작고 얼굴은 준수했지만, 무엇보다 내 취향에 적합한 편일 걸.계산하러 왔을 때 나보고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으니까."
이에, 옆에서 지켜보던 B는 냉소가 비치는 얼굴로 담배에 불을 붙이며 나를 쏘아붙였다.
"동남아였어? 그년이랑 네가 이어졌으면 제 2의 제프가 탄생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 아쉬워. 똥송이야. 똥송."
"동북아시아계 여자였는데. 발음도 괜찮으니 그럴리가 없지."
난잡한 B의 말에 반박하고픈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나는 그녀의 생김새와 언행을 통한 품새에 관해 정열적으로 논하였고, 면밀한 기억마저도 떠올려야 했다.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바구니를 들어드는 버릇. 아시아권 외국인 손님들에게는 보기 드문 행동이 틀림없었다.더구나 유창한 영어발음까지.
더불어서 물건을 고르는 것에 있어 상당히 오래 걸리지 않았는가.필히 이 나라에 입국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일 게다. 종합적 판단으로 미루어 보아
그녀는 조선소에 근무하러 온 외국회사 소속의 여자가 틀림없었다.내가 공부하고 있는 책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그녀는 자신은 한국어를 읽을 줄 모르니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았고, 나는 문학을 위한 문학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으로 답변을 마쳤다.비록 서로의 흥미와 취향이 공통되지는 않았는지라
더 이상의 대화나 진척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렇군."
"음."
이것이 나의 의견이었다. 이리하여 A와 B는 그녀의 외모가 추하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납득하게 된 것 같았다.
"하지만."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있어 끔찍하고도 추악한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넌 정말 머저리 병신 새끼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예상치도 못한 비난에 나는 담배에 불 붙이려던 손을 멈추었다.
"뭐가?"
한동안 그들은 말 대신 몸짓만으로 지긋이 웃음짓더니 온 몸을 비틀고 휘감는 것 같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그 모든 행위가, 나의 어리석음을 위한 예찬이 멎었을 때서야 지극히 평범한 해답을 나는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씨발 이 헬조센에서 어떤 김치 보지년이 너 같이 머리 길고 수염 기른 앰창스러운 편돌이 새끼한테 말을 걸고 관심을 가져 주겠냐? 외국인이 아니면 네 외모는 도저히납득이 안 되는데. 아직도 모르겠냐? 씨발 그린라이트였다고 병신아!"
그린라이트라니. 뭔 헛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일관하는 나를 향해 B는 침을 뱉어가며 아가리를 열어 젖혔다.
"똑같은 동양인. 말도 통하는 상대방에다가 학문에 관심을 가지는 공통점. 가장 결정적인 것은 한국에 처음 와서 마땅히 말을 걸어줄 법했던 최초의 한국인이
너였다는 뜻이지. 적어도 넌 다른 바지줄이고 머리를 좃같이 깎은 호모새끼들처럼 입고 다니진 않잖냐. 으이구 병신새끼. 줘도 못먹냐."
심장을 짓누르는 B의 비웃음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고보니 내가 여자랑 사귄 적이 있기는 했던가. 하기야 모를만도 할 것이다. 그게 그린라이트든 나발이든 간에.
때늦은 깨달음이 연유였는지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이후로 이어진 적막을 통해 비아냥거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측은한 눈빛으로 나를 무시하듯 애쓰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깊이 침잠한 새벽은 무겁기만 했고
혓바닥에 달라붙은 담배맛은 형편없을 정도로 썼다.

그날 낚시터에서 나는 결국 한 마리도 낚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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