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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창 인생 연애 썰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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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08:08 조회 3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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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고 큰형과 작은 형과는 각각 12살 10살씩 차이가 나


10살때까진 집이 어느정도 괜찮았다. 부족함은 없었음 그래서 그런지 큰형은 대학다니다가 성적개판이었는지


다시 공부한다면서 학교 자퇴하고 서울에 부모님이 얻어주신 조온나 좋은 원룸에서 알바 한번도 안하고 놀았어


공부할때 알바 겸하면 공부에 집중못한다고 찡찡거리니까 부모님이 보내주심


천국이지 돈 안벌고 서울 생활하면서 놀거 다 놀수 있으니까.


그걸 본 작은형도 혹 했는지 자기도 공부한다면서 올라가서 딩가딩가 놀았다.


진짜 부모님이 답답했는데 그에 앞서 자식새끼가 먼저 일하러가야 되는거아니냐?






그 후엔 상황이 감 잡히지? 올라가서 몇 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식 둘에 대한 원망은


나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올랐고


어머니는 그래도 자식새끼 위에 가있는데 어떻게 인연을 끊냐며 적금까지 깨가며


몰래 돈을 보내주시고 우울증 약을 드셨고 말도 없어지셨다.


아버지는 허구한 날 술 마시고 오셔서 자식새끼들 다소용 없다고 집안 물건을 던졌고


어머니한테 자식 교육을 그따위로 시키니까 이렇게 됐지 너랑 나랑 만난 게 잘못이다 등등


자고 있는 날 술에 취해 흔들어 깨워 너만이라도 잘 돼야 된다 안 그럼 우리는 진짜 죽는다 라고 했고


어머니도 그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기 애를 잡고 눈물을 흘리시는 게 부지기수였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집안은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졌고 형들은 존나싸가지 없게 돈안보내주니까


엄마아빠가 우리들한테 투자안해서 우리가 이렇게 산다고 연락 끊음 미친놈들이야


그 후 한두 달 있다가 아버지 사업 부도나서 집도 넘어가서 계속 이사다녔다.






집안이 저러니까 학창시절 집에 가기가 너무 싫었어


그래서 일부러 독서실에서 12시까지 더 공부하고 1시간 정도 집 주위 공원에 앉아있다가


다 잠들었을 때쯤 들어갔다.


그때부터 좀 빡치는 일 있으면 공원이나 고요한 절에 가서 몇 시간이고 진정될 때까지 앉아있는 버릇이 생겼음






나도 부모도 지쳐가는 와중에 내가 고1때였을꺼다 토요일이었어


아버지는 화나셔서 아침부터 썩을 놈의 집구석이라면서 현관문을 쾅 닫고 어디론가 나가셨고


난 학교에서 자습하고 집에 도착했는데 분명 사람이 있는데 쎄한 느낌 있지?


나도 뭐라 표현이 안 되는데 여하튼 뭔가 느낌이 너무 불안해서 엄마? 엄마?하고 불렀다?


근데 대답이 없어 그러다가 안방에서 걸걸걸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이게 뭔가 하고 문을 열었는데


어머니가 약 한 움큼 드셨는지 입에서 거품 비슷한 게 나온 채로 약들이 바닥에 뒹굴고 있더라






그 순간에 어머니를 업은 채로 병원 가는 길에 내가 스스로가 무서워질 만큼 울지도 않고 엄청 침착해졌어


‘성인 되자마자 무조건 이 집을 떠난다 나라도 살아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안그래도 과묵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난 진짜 하루에 한마디할까말까해서 입에 단내가 났다.


사방에 벽을 치고 나 혼자 살았어.


(그 와중에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은 아직까지 만나는데 걔들은 날 음지에서 끄집어내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어 고마워 병신들아 죽을때까지 갚음)






그러다가 내가 어떠한 취미를 가지게 됐는데 이 취미를 배우고 싶고 이 일을 하고 싶어졌어


너무 재밌었어 아니면 내 어깨에 짊어져있는 짐에 대한 도피처로 삼았는지도 몰라.


근데 이일과 관련된 학과를 가려면 학원이 거의 필수적이더라


더럽게 비싸 그 당시에 50만 원했어 물품 값 제외하고 순수 학원비만 말이야..


집안이 그 꼬락서니인데 내가 학원 다니고 싶단 소릴 할 수 있겠어?


그래서 뭐 어떻게 해 이론만 독학했어






고2가 되었을 땐 어머니와 아버지는 마침내 이혼하셨지.


난 여전히 아버지에게 시달렸어 술 마시고 오면 아버지는 분노에 차서 술병을 집어던지시고 그랬거든


난 고등학생 내내 전교에서 열손가락을 벗어난 적이 없었지만


내가 마음을 닫아 버린 건지 아버지가 닫혀버린 건지 나의 진로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없었고


내 성적엔 관심도 없었어


아버지는 죄도 없는 날보고 자식들 땜에 내 인생 망가졌다 어떻게 보상할꺼냐고 날 타박했고


나보고 20살 되면 그냥 돈 벌러 가라고 하셨지 너까지 책임질 돈 없다고 했어


자식 꼴도 보기 싫다고 시발 자기가 술먹고 왔으면서 2시쯤에 와서 자는 날 밖에 내쫓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면 다음 날 학교는 가야하니까 책가방들고 공원에 밤새도록 앉아있다가 학교 가고 그랬음.


근데 난 내가 꿈꾼 일을 하고 싶었어 그리고 수능을 쳤고 성적도 좋은 편이었지


합격은 무조건 하는거였고 담임한테 사정 말하고 그대로 서울로 가출했지 옷 몇 벌 들고 핸드폰도 없애고 말이야






남들 학교 가기 전에 운동도 하고 술도 먹고 클럽도 가보고 그럴 때 서울 생활을 시작했어


말이 생활이지 노숙생활이었지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었고 고속버스타고 서울오니까


4만 원밖에 없었거든 아는 사람도 전무했었고 뭘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어


하루는 찜질방에서 자고 하루는 짐 들고 그냥 공원 벤치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밤을 새우고 그랬지


배도 진짜 고팠는데 언제 일이 구해질지 모르니까 돈 아끼려고 식빵 사서 물통에 물채워서 먹고 그랬다.






난 진짜 뭐같이 비싼 등록금과 등록금 만큼 비싼 왕창렬 그 자체인 과와 관련된 물품을 사기 위해서


일을 시작해야 했고 사투리가 심했는데 일은 의외로 쉽게 구해졌어 알고보니 개같은 곳이었지만.


아침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고 카페 뒤쪽이 유흥가였는데 끝나자마자


거기서 새벽 4시 마감 때까지 술집 알바를 했어






내가 일한 곳 중에 저 카페가 제일 씨발 같았어. 욕을 싫어하는데 욕 말고 설명할 길이 없다.


사장님은 천사였는데 점장이 여자를 미친 듯이 밝혔어 알바들한테 치근덕 대고 그랬다


내가 일하고 알바 애들이 나랑 친하게 지내려고 하니까 날 겁나게 눈치 줬어


12시간 일하는데 식비가 두 번 나오거든? 10시엔 그 새끼 안 나와서 삼각김밥 두 개 먹을 수 있었는데


2시부터 누나 둘이 나왔단 말이야 그러면 나 밥 못 먹게 했고 말도 못하게 했음


그럼 묻는말에 대답도 안할까? 한번도 내가 먼저 말 건적 없었는데 시불놈


뒤에 가서 그냥 오후 식비 챙겨서 다 끝나고 먹어라 이딴 개소리 지껄였다고 끝나고 바로 일가야 하는데..


그래놓고 다같이 밥 먹을 거 시킬 때 누나들이 너 안 먹느냐고 그러면 쪼다가 와서 쟤는 배불러서 안 먹는데 이럼


배고파 숨질 것 같은데 뭔 배가 불러 그래서 일부러 일할 때 화장실 한 번도 안 가고 참았다가 출근하면서


샌드위치 1400원짜리인가 사뒀던 거 유니폼 안에 숨겨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우걱우걱 먹었다.


어쩌다가 번호 달라고 하는 손님 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다 거절했는데도


뒤에서 그새끼가 넌 여자꼬시려고 일하냐 이래서 가출한 애는 받아주면 안되는건데 이딴 개같은 소리했음.






이 새끼 땜에 20살 되자마자 하나 깨우친 게 있다


사회에는 악질or 오지라퍼가 많아서 최대한 내약점을 숨겨야하고


내 약점이 한사람한테 알려졌다고 생각하면 벌써 두세단계 번져나가서 10명이알고 20명이 알게된다는거.


악질은 내 약점을 물고 살점이 떨어져나갈때까지 그걸로 날 괴롭히고


오지라퍼는 걱정하는 척 하면서 OO가 그렇게 힘들었대 참 불쌍하다 아냐 이러면서 동네방네 다소문냄


둘다 상종할 인간들이 아니다.






내가 주급으로 받았거든 그러면 이틀에 한번 씩 찜질방 가서 잤는데 그것도 돈이 많이 깨지더라


그땐 여인숙이 뭔지도 몰랐음 ㅎㅎ


짐 내버려 두고 여러 번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술집 사장한테 마감 청소다 하고 나서


잠시만 얘기하자고 하고 부엌에서 무릎 꿇고 내 사정을 얘기하니까 진작 얘기하지라면서


가게에서 자도 된다고 했지 그러면 4시부터 한6시반까지 두 시간 반 정도 자고


보일러 틀고 씻으면 혼날까봐 주방에서 얼어 죽을꺼 같은데 찬물로 씻고 다시 출근하고 그랬어.






후에 돈 좀 모은 다음엔 고시원에 들어갔는데 창문도 없었고 화장실도 공동으로 썼지만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거에 감사했지






그리고 난 이때쯤 부모에게 버림 받았다는 걸 알았다.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어떤 아저씨랑 오셨어 원망도 했지만 웃으시는거 보니까 반갑더라


부산에 살던 어머니가 왜 서울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재혼이든 또는 연인이었겠지


내가 주문을 받으면서 엄마랑 눈을 마주쳤다? 근데 날 보고 흠칫 놀라더니 아저씨를 붙잡고 나가 버렸어.


난 내가 연락을 끊어버려서 어머니가 연락을 못하신 줄 알았는데 그냥 날 버린거였지.


너무 상처받아서 혹시 아버지는 날 찾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그날 저녁에 서울 올라오고 처음으로


고3담임선생님께 전화드렸고 난 물어봤지 혹시 아버지가 저 찾지 않던가요? 라는데 선생님이 대답을 못하시더라


더 들을것도 없어서 건강히 지내세요 하고 끊어버렸어.






아 그리고 입학 한 이틀 전에 학교 근처로 일하는 곳 다 옮겼다.






그 후 학교 입학한 부터는 이것저것 살게 많으니까 돈이 모자라서 고시원을 나오게 됐고


1학년 도중에 다시 오갈 곳 없는 놈이 된거야 공부할 책들 들어가 있는 큰 책가방 하나랑


장비 가방이라고 칭하고 세면도구랑 장비랑 내 옷 몇 벌 없는 거 넣은 가방 이걸 두 개 들고 학교생활했음






그러다가 사정을 아신 어떤 교수님이 학교 바로 앞 자기 원룸에 짐 내버려 두고 같이 생활하자고 하셨어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아서 그걸로 나중에 국밥이나 한 그릇 사달라고 하셨지


근데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싫었어 난 왜 이런 동정 받으면서 살아야 하느냐는 생각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짐만 놓고 가겠다 잠자는 곳은 있다면서 센척하며 거절했어






아침 6시부터 우리 과 작업실 쓸 수 있었거든?


그럼 그때부터 학교 가서 아침 거르고 점심은 샌드위치 먹고 수업하고 작업실 밤 11시~12시까지 쓸 수 있었는데


남들 학기 초라 친해지려고 술 먹고 놀 때 난 그 늦은 시간까지 작업실 안에서 박혀있었지 .


작업실은 1명~2명 들어갈 수 있는 방인데 거기서 배운 거 복습도 하고 (원래 그런 공간이 아니야)


밥 대신 샌드위치 먹어가며 작업도 하고 그랬지 내 집같이 생활했나 봐






그리고 작업실 문 닫으면 학교에서 좀 더 나가면 술집이 줄줄이 있었고


그중에 호프집에서 거기 마감할 때까지 (손님 많으면4시 적으면3시반) 일했어


힘들지 않느냐 할 텐데 난 빨리 일하러 가고 싶었어 왜인 줄 알아?


남들이 안주 남긴 거 내가 버리는 척 하면서 먹을 수 있었거든


남들이 침을 튀겼든 포크로 난잡하게 난도질 해놨든 난 맛있었어


그래서 그런지 난 지금도 치킨 보면 울컥해서 치킨 못 먹음 치느님 꺼지라 그래 빼애애액






여하튼 잘 곳이 없었고 잘 시간도 충분하지 않아서 가게 정리 다하고 가게 의자에 누워서 두세 시간 자다가


일어나서 6시쯤에 다시 학교 가고 입학전에 한 그 생활과 거의 흡사하지만 돈을 모아가고 있었기에 참았지






생각해보자면 난 이때 제일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나도 20살이었어 갓 성인이 되었고 술 먹고 고주망태도 한 번쯤 되고 싶었고 오바이트도 한번 해보고 싶었어


가게문을 닫고 의자에 누워서 있으면


가게 안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났고 그래서였는지 술취한 대학생들 이야기하는 게 더욱 선명하게 들렸어


‘너무 취한다 1교시 수업 째야지 용돈 부족하다 알바나 할까’ 이런 말들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가슴 아프더라


난 알바 안하면 굶어 죽는데 학교도 못 다닐텐데 쟤들은 용돈벌이로 생각하구나


세상 불공평하다고 느꼈지 진짜 좇같더라고


강한척 안 힘든척 스스로 최면 걸던 내가 그때만큼은 혹시 밖으로 소리가 들릴까봐


베개로 배고 자던 수건으로 입 틀어막고 날 버린 부모들 원망하면서 터져나오는 눈물 참고 그랬어.










노잼일까 봐 걱정된다 다음글에 여자얘기나옴




그 당시에 나는 악에 받혀있어서 말도 안 하고 공부만 미치도록 하고 술자리 일절 못나갔어


소심하면서 착한 것도 아니고 그냥 싸가지 없었어 날 까는게 들리면 앞에 가서 조곤조곤 화 냄


주먹질은 안 했어 물어줄 돈이 없었음 ㅎㅎ


딱 뒤에서 뒷담화 하기 좋은 대상이지.


특히나 우리 과는 돈 많은 집 자제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악질들이 있었어 걔들한테 참 무시를 많이 당했지


뭐 아르바이트하면서도 많이 당했고 말이야


일하는 호프집에 과에 동기들이 와서


야 너도 좀 술도 먹고 그래라 아등바등 살아서 뭐 하냐 그런다고 안 달라져 이딴 말 하면서 사람 속을 뒤집어놨고


알바 사장도 그렇게 살면 결국에 너만 지친다 내가 취업자리 알아봐 주겠다 꿈도 입에 풀칠하고 나서야 있는 거다 이런 말을 종종 했어






난 힘들게 살았어도 학창시절부터 항상 되뇌던 말이 있었어






27살전에 성공할 것이고 결혼할 것이고 아버지가 될 것이다.






어머니 거품 무는거 보고 그날 저녁에 일기에 적었던데 나도 왜 27살인 진 모르겠어


젊다라고 할수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나봐 빨리 성공하고 싶었으니까 28살아재들 ㅈㅅ


아마 좀 불우한 가정환경이었기에 하루 빨리 정착해서 가족애란걸 느끼고 싶었나봐






그런 생활이 이어나가던 중 동기들한테 좀 심한 얘기를 들었어


들을만했던 게 1학년 초기에 난 정말 좆도 모르는 병신이었어


애들이 어떤 어려운 말 하면 난 뭔 소린 지도 몰랐고 몇 년을 준비한 애와 그냥 성적으로 대갈 박치기해서


들어온 나랑은 비교가 안됐지






그날 어떤 자유주제로 작업한 걸 서로 토론하는 시간이었어 교수님이 잠시 나가셨는데 동기 애들이 내껄 보면서


‘돈 없어서 새벽 내내 아르바이트할 거면 어디 공장이나 가서 입에 풀칠이나 하지 왜 학교 다니는지 모르겠다’


쟤랑 같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게 쪽팔린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거보니 안타깝다’라면서 비웃고


‘쟤는 표정도 없고 눈만 보면 독만 차 있는 것 같다


‘집안 환경이 안 좋은 거 같은데 실력도 없으면서 왜 다니는지 모르겠다 ‘


‘쟤 벙어리 아니냐고 출석할 때 빼곤 말을 안 하더라”


이런 얘길 소근 소곤거리는데 다 들렸지.


씨발 다 기억해 누가 어떤 표정으로 말했는지 헉 혹시 내 얘긴가 찔리는 너 그래 너 얘기임 개새끼들아


평생 니들은 그렇게 남 약점 가지고 놀아라 난 성공한다.






이 얘길 듣고 수업 끝나고 물품 살게 있어서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부모에 대한 원망, 사람들 말대로 쥐뿔도 없는 게 잘되려고 발버둥 치다가 끝나는 거 아닐까?


주말되면 나도 고향 내려가서 엄마가 차려주는 밥도 먹고 싶고 대학생활 재밌다 가족들한테 말하고 싶었고


스스로가 불쌍하다 라는 생각들이 들면서


몸에 힘이 풀리더니 주저앉아지더라 참으려고 했는데도 꼭 꼬맹이 우는 것처럼 끄어엉 울었어.


목소린 굵으니까 곰 같았을듯


울화를 토해낸다는 게 어떤 뜻인지 이때 이해했지






그때 그 사람이 일으켜줬어


그 사람은 우리 과 인건 알지만 이름도 몰랐었어


한두 달 전에 레드벨벳 처음 알았는데 얘가 아이린 8 이휘재부인2 정도로 아이린이랑 정말 닮았어


두달전엔가 도탁에서 보고 얘가 데뷔한 줄 알고 식겁해서 검색해보니 이름이 다르더라


지금도 같이 다니면 사람들이 어 아닌가 맞는 거 같은데 이러던데


이사람은 단발임 중발이라해야하나 여튼 좀 짧고 더 이쁘다


여튼 남자들이 딱 좋아하게 청초하게 예뻐서 고추들이 드글드글거렸어 여왕벌을 넘어 여왕개미 수준이었음


학식 먹으러가면 얘는 친구들이랑 먹고 싶어 하는데 선배고추들이 식판 들고 다 붙었고


얘가 수업할때면 지나가던 선배들이 꼭 아는 척 할려고 들어와서 얘기하고 가고 그랬어 그러면 착해서


다 받아주는데 철벽이었음


여하튼 진짜 너무 예쁘고 인기많은 그 사람이 날 일으켜 주는 거야


그 당시에 맛이 가버렸는지 난 그 사람을 꼭 엄마 품 그리워하는 아이처럼 진짜 내 온 힘을 다해서 꽉 안았고


근데 그 사람도 처음에 흠칫 놀라더니 이내 날 그냥 안아주더라?


내 엄마는 나에게 상처만 줬는데 난생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런 게 엄마가 아닐까? 엄마가 주는 안락함일까? 란 걸 느꼈어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안았다가


정신이 들었는지 눈 퉁퉁 불고 콧물 훌쩍이면서 쪽팔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고 그 자리를 도망쳤어






여하튼 다음날이 됐는데 이 사람이 자꾸 수업 쉬는 시간에도 그렇고 나한테 말을 걸어


쪽팔려죽겠는데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난 자꾸 무시했고 수업 끝나자마자 후다닥 짐 챙겨서 작업실 갔는데도


또 따라들어와 내가 어제 미쳤었나 보다 죄송하다 저랑 있으면 괜히 안 좋은 소리 듣는다 좀 따라오지 마라 이래도


그 사람은 그러든가 말든가 1~2명 들어갈 수 있는 작업실에 의자를 들고 따라와서


내가 작업하는 동안 계속 옆에 있고 노래 틀고 노래하고 그랬어


(노래는 진짜 말도 못할정도로 못부른다. 얼굴만 이쁨)


먹을 거 가져와서 옆에서 먹고 자기 수업 끝나면 다시 또 와서 옆에서 공부하고


내가 수업 있을땐 이사람이 먼저 자리 잡아놓고 이걸 한 1주일을 반복하는 거야






처음에는 모든 말을 다 무시했다가 어 그래 몰라 싫어 시간 없어 이 정도까진 말하게 된 거 같아.


환경이 그렇게 만든 거겠지만 어딜 가던 차갑고 말 없고 여자 관심 없다고 소문났던 나인데.


딱 까놓고 옆에서 청초 존예가 밥 먹으러 가자, 노래 좋다 아냐?


나 노래 잘하는 거 같아 아이돌이나 할 걸 이건 왜 이렇게 하는 거야


그때 왜 안았어? 이러면서 재잘재잘 떠들어봐 마음 안 움직임?


그래도 예쁜 애가 이럴 리가 없다 동정으로 이러는 거다


만약 마음이 있다고 그래도 지금 나한테 연애는 너무나 사치 다라며 혼자 김칫국 시원하게 한 사발 하고


성공하고 생각하자 라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어






그리고 그날도 난 작업실에 박혀있는데 역시나 얘가 의자 들고 와서 내 옆에 앉더니


한 시간 정도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 속으로 얘도 이제 지쳤나 보다 하는데


갑자기 난 좋다? 이러더라


아무 생각 없이 난 뭐가 라고 했고 또 자기 노래 취향 얘기하는 줄 알았지


그리고 그 사람이 “너” 라고 했어


내가 좋대 눈에 악만 남고 진짜 차갑게 생기고 말도 없어서 누구도 친해지기 싫어하는 날 말이야


이때 진짜 누가 머리통을 오함마로 내려치는줄 띵하니 어지럽고 심장은 두근거리구 얼굴은 시뻘개졌어


지금 생각하면 찐따같은데 원래 사랑은 찐따같은거 아니겠어?


손이 벌벌벌 떨리면서 ‘ 나도’ 라고 대답했어






성공 후 연애 이딴 다짐 같은 건 개뿔 존예가 그러니까


그딴 거 없고 엉엉! 사귈래여 헎ㅋ헠헠헠 이렇게 됨 그렇게 우린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고






그사람은 다른 자기 나이 또래 여자들과 좀 많이 달랐어


차분했고, 찡찡대는것도 없었고, sns는 불필요하다고 전혀 하지 않았어, 술 자리를 싫어했고


예뻐서였는지 고추들이 번호 따려고 용을 썼지만 한 번도 주지 않았어. 책임감도 강하고


여자들은 이야기하는 것 좋아하는데 이 사람은 입이 무겁고 말을 가려서 했지.


알고 나서 얘기지만 나처럼 이 사람도 사람한테 받은 상처가 많았기에 노출되는걸 좀 극도로 꺼려했던거.






사귀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어


사귀고 얼마 안 있어서 모은 돈으로 원룸을 구했다는 거? 그리고 그 사람이랑 같이 동거한 거?


말이 동거지 진짜 잠만 잤음 내가 아침 7시에 나가서 새벽 4시에 들어오고 그랬으니까


진짜 잠 말이야 고추들이 생각하는 잠자리말고






작업실에 있을 땐 그 사람이 옆에 항상 있었고 호프집에선 그 사람이 피곤하지 않은 날이면 2인석에서


내가 일하는 걸 지켜보다가 꾸벅꾸벅 졸면 집에 가서 자라고 하면 그제서야 자러 갔고


주말에 카페에서 종일 일할 때도 딴 여자한테 번호 따이는거 감시한다면서


바로 정면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자기 할 일 하고 공부하고 그랬지






그 사람은 하루에 한 번은 꼭 서툴지만 학식 대신 밥을 해줬고 같이 먹었어 나중엔 잘하더라 주부9단임






그리고 내가 일 끝나고 한밤중에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자다가도 눈도 못 뜬 채로 왔냐고 누운채로 바바리맨처럼 덮고 있던 이불을 쫙 펼친 다음에 OO! 들어와! 라고 했고


난 그 사람이랑 장말 더 이상 꽉 안을 수 없을 만큼 서로 안으면서 잠들었지


정말 꽉 안으면 그 사람 심장박동이 느껴진다?


그 사람한테 안겨 있으면 세상이 포근했고 그 사람 향기도 너무 좋았어.


너무 피곤하고 지쳐도 그사람 품에 있으면 치유되는 것 같았지.






이때 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난 꿈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르고


나쁜 길로 들어섰을지 몰라 카페알바하면 호빠삐끼들이


힘들게 이런 일하지 말고 새벽에만 잠시 일하고 돈 빡세게 벌라고도 꼬셨고


술집 여사장이 한달에 내 월급만큼 용돈줄테니까 지 애인하라고도 했어 물론 그 소리 듣자마자 옮겼지만


근데 난 이 사람한테 떳떳하고 싶어서 한 번도 눈을 안 돌렸어.


존재 그 자체로 고마운 사람이야






그사람과의 사랑은 격정적인 사랑은 아니었어 느긋한 행복이라는 표현이 맞으려나


그 사람과 한 시간에 한마디 할까 말까 할 정도로 둘 다 말이 없지만


눈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거든


연인보다 부부 같았지.






안 믿기겠지만 이 사람과 만나면서 우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난 지금까지도 언성조차 높인 적도 없어 야 라고도 안 해봤다. 야 라는 말을 내가 좀 싫어해


사랑하는 사람한테 자기야는 못해줘도 야 가 뭐야 ..


그리 길게 만나면서 싸우지 않은 이유로는 신뢰가 단 1%도 끊어진 적이 없어.


서로가 저 사람이 나에 대한 사랑이 식었나? 이런 걸 느낀 적이 없고 세상이 날 욕해도 내 옆에 있어줄 것 같았어.


저렇게 확신이 있으니 다른 연인들처럼 막 사랑을 굳이 확인을 안 해도 됐고 건강한 연애를 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그사람이 나에게 참 많은 양보를 했기에 가능했어.






나도 일하다 보면 아가씨들이 몇몇 호감을 표하기도 했는데


그 사람은 진짜 돈 많은 집 자식들+번호 달라고하는 남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달라붙었거든.






예를 하나 들자면


그날도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어 근데 한 선배가 카페 문을 열더라 걍 개새끼라고 말할게


이 새끼는 건설회사 아들이었는데 진짜 수업 시작 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아 이번에 우리 아빠가~,이번사업이~


저런 것처럼 돈 많은 거 어필하려고 생지랄을 다했기에 돈 많은 줄 알았고 차도 재규어 타고 댕겼음.


근데 이 미친놈이 내가 앞에서 손님 주문받고 있는데 그 사람 손목 잡더니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


근데 그 사람이 싫어요라면서 손을 뿌리치는데 또 잡아 그니까 사람들이 2층에서 내려와서 구경하더라고


뛰쳐나가서 멱살 잡으니까 걔가 날 보고 비웃더니 그 사람한테 하루 종일 일하고 골방에 박혀서 공부만 하는데


얘가 뭐가 좋으냐고 얘가 못해주는 거 난 다해줄 수 있다 하더라


숨이 턱 막혔지 쥐구멍에 숨고 싶었어 사실이니까.


멱살 풀고 주문받으려고 축 처져서 돌아가는데 그 사람이 4학번 위에 선배한테


네까짓 게 저 사람 대해서 뭘 아는데 함부로 말하냐 돈이면 다인 줄 아냐


두고 봐라 난 쟤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거라고 했어


그니까 그 개새끼가 거지 옆에 있으면 거지 된다 하고 나가더라






기분은 나쁜데 솔직히 그 사람은 대시했던 돈 많은 사람들이랑 연애했으면 정말 풍족한 연애할 수 있었어


해외여행을 갈 수도 있었고 구두랑 명품 백도 받을 수 있었고 비싼 고기도 썰어볼 수 있었겠지


근데 그 새끼 말대로 거지랑 만나서 거지처럼 연애한 거야.


그래도 그 사람이 날 버리고 다른 사람한테 가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은 진짜 요만큼도 안 했고


만에 하나 그사람이 너 너무 가난해서 힘들어서 떠날 거야라고 해도 씁쓸하지만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었다.










외동에 엄마뿐이었던 나에게서 엄마가 떠나갔다.


머리가 멍해졌다.


연락을 할까 말까 하다가 나중에 꾸지람을 들을까 봐 OO에게 알렸다.


휴무를 죽어도 안 쓰던 그는 즉시 기차를 타고 내려왔고 3일내내 장례를 도와줬다.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있으니 세상에 혼자 남았단 사실이 소름 끼치게 다가왔다.


무서워서 그에게 안긴 채로 울었다.


그는 어떤 말도 미동도 없이 해가 지도록 안아줬다.


그는 세상이 무너져도 날 지켜줄 것이다.


난 그와 결혼한다.






너무 피곤했는지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헛구역질이 계속 나왔다


친구들은 과음해서 토를 하는데 나는 일한다고 헛구역질을 한다 왜 사나 싶고 포기하고 싶다.


무의식적으로 비밀번호를 치고 억지로 3층까지 계단 하나하나씩 올라간다.


그러면 그녀가 자다가도 눈 못 뜬 채로 일어나 날 맞이해준다.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 사람은 전혀 변함이 없다.


후다닥 씻고 자려고 그 사람 품에 안기면 그녀가 묻는다


오늘 손님은 많았는지 자기보다 예쁜 사람은 없었는지 어지러운 건 괜찮은지


아 난 이 사람 때문에 버티고 살아가고 있구나


무조건 이 사람과 결혼한다. 성공해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준다.


(남자가 안아줘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우린 반대야.. 그 사람이 안아주면 그 사람 쇄골이랑 목에 얼굴 붙이고


팔로 그 사람 허리 확 당겨서 안으면 딱 편함)










위에껀 그사람 일기 밑에껀 내 일기야 원래 그가 아니라 그이인데 그러면 그사람 너무 아지매 같아 보일까 봐 바꿈






개자식한테 그 사람이 나랑 결혼 얘기 한 것처럼 우린 20대 초반 첫사랑인데도 심심치 않게 결혼 얘기를 했어


결혼식을 어떻게 하고 애를 몇 명 낳고 뭐 이런 얘기 있잖아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이 사람이랑 결혼할 같다가 아니라 한다 였어 우리도 일기장 서로 바꿔보고 놀람






근데 그런 행복을 꿈꾸기엔 내 상황이 너무 암울했어 너무 작아졌고 스스로 이 행복이 언제 끝날까 무서웠지


그렇기에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더 일에 매달리고 공부에 매달렸던 것 같아






글 보면서 느꼈겠지만 말이야 그 사람과 온전히 있는 시간이 일 끝나고 잘 때, 아침, 휴무 밖에 없었어


그 휴무도 한 달에 한 번 쓸까 말 까였는데 휴무 중에 70~80%는 집에서 진짜 하루 종일 밥도 안 먹고 자기만 했어.


방학 때도 8시에 나가서 4시에 들어왔거든 그 중간에 공부시간엔 작업실 가고






내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니 특별한 데이트가 아예 없었어


날 생각해서였는지 어쩌다가 나가서 먹는 날이면 항상 김밥천국우동,찌개류,노량진쪽에 쌀국수 이것만 먹었어


당연히 어디 여행 가는 건 꿈도 못 꿨지.


그래도 너무 미안하고 이 사람한테 뭘 해주고 싶어서 이 사람이랑 나랑 윤종신 진짜 좋아하거든


그때 학업 관련된 물품 살게 있는데 그딴 거 조까 담에 산다 라고하고 콘서트 간 거 랑


두 달에 한 번 정도 영화관 간 거밖에 없어 영화비도 너무 비싸서 웬만하면 집에서 다운로드해서 보고 그랬어






더 미치게 만드는 건 그렇게 모자란 나인데도


이 사람은 서운해하는 티를 안 내는 거야 그리 길게 만나는데도 항상 변함이 없었어


예쁘고 맘씨 착한 여자 만나서 좋겠네 자랑질 ㄴㄴ 라고 하겠지만


정말 사랑하는데 남들과 비교해서 뭘 해줄 수가 없을 때 그게 얼마나 비참한지 겪어본 사람 아니면 모를 거야






그 사람이 욕심을 해탈한 빡빡머리 비구니도 아니고서야 얘도 20대인데 왜 남자친구랑 고기도 썰어보고 싶고


커플옷 커플링 같은 거 안 하고 싶겠어 여름이면 비키니 입고 물놀이도 가고 싶고 다 하고 싶을 거 아냐






그러다가 내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됐어


어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이 사람 슬퍼하는 거 보기 싫어서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면 말하자 이런 생각이었어.


그래서 고향 내려간다고 뻥 침 고향 가도 반겨줄 사람 없는데 ㅎㅎ


근데 눈치 없는 친구 병신 하나가 이 사람한테 말한 거야 그래서 수술 다하고 병원에 한 3일째 누워있는데


그 사람이 달려왔나 봐 머리카락 개털처럼 삐죽삐죽 삐져나와있고 헉헉거리면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어


넌 왜 나한테 기댈 생각을 안 하느냐고 난 도대체 너한테 뭐냐고 내가 기대야 자기도 기댈 수 있지 좀 기대라고


널 보면 불쌍해죽겠다고 라고 병실에 누워있는 나한테 빼애액 소리를 지르더라 그리고 날 붙잡고 울더라고


그 사람이 처음 화냈고 소리 지르는 것도 처음 들었어


난 놀라서 토끼눈 돼버렸고 같은 병실 쓰던 아재들도 놀래셨지..


옆에서 잔다는 그 사람 보고 혼자 있어도 된다고 다른 사람들 불편하니까 집에 가서 자라고 보냈지


그 사람 보내고 나니까 아재들이 젊은 친구들이 뜨거운 사랑한다고 부럽다며 퇴원할 때까지 놀렸어






이일을 계기로 이 사람은 너무나도 혼자사는 방법 밖에 몰랐던 나한테 조금은 지쳤던 것 같아






용량이 딸린다네요 바로 이어서 올릴께요










그렇게 좀 시간이 꽤 지났고 내 생일날이었어 그 사람이 휴무 내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만나서 오랜만에


카페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눈이 촉촉해지면서 정말 진지하게 묻더라고






“우리 앞으로 더 오래 만날 거잖아 일하는 곳 말고 밝은 데서 너랑 있고 싶다


아니면 주말 아르바이트를 종일 말고 아침에만 해라 저녁엔 둘이 있자 ”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왜 그 사람이 저런 얘기를 했냐면 저 시기부터 서서히 몸이 맛탱이가 가버리기 시작했거든


삐이이이이 거리는 원인불명에 이명이 생겼고


2주에 한 번씩은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고 나중엔 돈 아까워서 집에서 누워있었지


그럼 그 사람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울먹거리면서 내 팔다리만 주물러주는 거야


일주일 중에 4~5일이 코피가 질질 났고 그것도 일하는 와중에 나면 그 사람이 안 봐서 상관없는데 꼭 일 끝나고


새벽5시쯤에 잘 자다가 피가 질질 나니까 이 사람은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던 거지






헌데 위에도 적었다시피 사고가 나서 돈 계산이 잘 안 맞아졌어 병원비 땜에 모아왔던 돈이 헉하고 나가버렸고


물품 땜에 돈 쓸 일도 좀 있었어 그래서 내가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안 되느냐고 지금은 힘들 것 같다니까


얘가 울면서 뛰쳐나감 나도 쫓아가니까 그 예쁜 애가 눈이 벌게져서


진짜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만 더 묻는다며


‘네 시간을 나한테 좀 투자해 아니 처음으로 부탁할게 나 좋으면 주말에 오후든 오전이든 아르바이트하지 마


내가 물품비 절반 줄게 나중에 잘 돼서 갚아 ‘라고했는데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은 쉬어라는 거겠지 걱정되니까 하지만 난 쉴 수 없었어






그때 내가 한 발짝 양보하고 알겠다고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여자친구는 그 사람 많은 거리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내 뺨을 후려쳤고


처음으로 나한테 십 원짜리 욕에 더해서 넌 여자 만나지 말라고 평생 일이나 하다가 혼자 늙어 죽어라고 했지


거기서 난 달래줄 수가 없었고 그 얘기에 반박할 수도 없었어


결국 난 뒤돌아섰고 그렇게 헤어졌지






이 글쓴이 븅신새끼 달래줬어야지! 개노답 !! 빼애애액 할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엔 난 진짜 하루가 모자랐어 오죽했으면 2~3시간 자면서 살았겠냐


돈이 많이 드는 학과를 택한 내탓도 있고


성공에 미쳤다고 욕해도 돼 빨리 성공해서 이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 당시에 내가 아니면 함부로 평가 안 해줬으면 좋겠어


아마 그래도 여성분들은 욕할 거 같은데 ㅇㅇ.. 걍 욕해라






정말 헤어지고 나서 힘들었어 뭘 하던 그 사람 생각에 멍 때리면서 살고 그랬다.


하루하루가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 진짜 이러다가 죽지 않을까 했어 그래도


이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버텨지더라






그리고 수년이 흘러갔고 난 여전히 하루에 3시간~4시간 정도 자면서


남들이 봤을 땐 미쳤다 싶을 정도로 일이랑 공부에 몰두했고 당연히 건강은 더 안 좋아졌어


교통사고 난 허리 때문에 진통제도 매일 몸에 들이붓고 통증이 심해서 복대 차고 다녔어


위궤양도 걸리고 이명은 더 심해졌고 피로가 한도 이상으로 쌓여서였는지 폐결핵도 걸려서 3주정도 입원도 했다


그래도 하루도 온전하게 안 쉬었어 병원에 입원해서도 노트북 가져가서


4시간씩이라도 내가 해야 할 거 해서 같이 일하는 형한테 보내주고 그랬지


결핵 때문인지 아직도 종종 목에 비린내 나고 가래 낀 거 같아서 기침하면 각혈함. 손수건 들고 댕겨야해






내가 그 사람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조금이라도 더 자 그러다 큰일 나’ 이 말인데


서울로 올라오고부터 잠자는 게 진짜 무서웠어 여느 대학생들처럼 6~7시간 자면 난 항상 밑바닥에서


진짜 알바만 하다가 늙어 죽을 것 같았어


그니까 그게 어느 순간에 강박으로 되더라고


퇴근할 때든 출근할 때든 너무 피곤해서 헛구역질이 나오고 하늘이 빙글빙글 돌아야 심적으로 안정이 왔어.


그게 내 몸을 망친 거지






하늘이 보기에도 간절했을까 건강은 정말 나빠졌는데 반해


그동안 작업물들이 급작스럽게 인정받아서 이리저리 불려 다녔고


어린 나이에 감당이 안될 정도로 기회도 엄청 생겼어


힘들 땐 그렇게 꼬여가며 괴롭히던 삶이 풀릴 때는 꼭 마술같이 샤샤샥 하고 풀려버리더라?


한스럽더라고 그사람 만날 때 이렇게 좀 풀리지 싶은 마음에..


알바는 다 때려치웠고 이쪽 바닥에선 꽤나 명성도 얻었어 그러니까 돈은 따라서 오더라고,


이쪽 업계 특성상 부가 집중돼있어 상위 한 10%만 뚫어 버리면 벌이가 들쑥날쑥 하긴 해도


제일 적게 버는 게 웬만한 직장인 정도거든.






잘 풀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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