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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에 찌질아재가 홈런친 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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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17:39 조회 67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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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는 그냥 ㄹㅇ 찌질남이야. 
자랑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래.
그나마 친화력 같은건 괜찮아서 여자랑 친해지는거는 처음에는 약간 어렵지만 좀 알고 지내다보면 금방 친해지긴 하는데 
대부분은 내가 무슨 언니같은 존재가 되버리는 그런 선에서 다 끝났지.
남자로는 전혀 안느끼고 그냥 엄청 편한 존재 같은거? 
그러니까 여자들에겐 나란놈은 정말 언니나 다름없었음 ㅋㅋ

여자들이 진짜로 남자를 남자로 보지는 않는데 엄청 신뢰하면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알어?
정말 동성 대하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어차피 바깥에서 할 거 없는데 걍 우리집에서 놀자" 
라는 소리가 저절로 여자입에서 튀어나오고 그런걸 어색해 하지도 않아. ㅋㅋㅋㅋ
그렇다고 내가 지갑호구는 또 아닌게 여자들이 먹을것도 많이 사주고 돈도 많이 쓰면서 그런다. 
나 돈 없어서 만나기 싫다고 그래도 여자쪽에서 내가 쏠테니까 나와라 이렇게 되는거지.
이건 정말 말 그대로 성별만 다르지 완벽하게 친구인 상태라 할 수 있지. 
성적인 긴장감이라곤 전혀 없는... ㅋㅋ

어쨌든 난 남자로써의 매력이 제로이고 원래 천성이 이렇다 보니까 진짜 오오오래도록 ㅅㅅ는 커녕 사귀는것도 못해봤었다. 
흔히들 말하는 마법사 따위는 예전에 돌파해버려서 대마법사가 될 지경이었고
계속 나이를 처먹다 보니 이젠 해탈해서 나 자신이 스스로 대마법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걸 놓아버리고 살았음 ㅋㅋㅋ
전에는 나름 짱구 굴려서 어떻게 해보려고 시도를 해봤다면 그것도 나이가 너무 드니까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더라. ㅅㅂ
이런 찌질한 내가 유일하게 홈런을 친 일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 썰을 풀까 해. 
음. 서론이 너무 길었네.



알바나 하다가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취직자리 졸라 알아보고 취직을 했는데 흔한 좆소기업에 들어갔어.
당연히 사람은 적고 위치도 좀 외진곳에 있었는데 여기에 여직원이 딱 두명이 있었고 얘는 그 중 하나였지.
이 회사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엄청 기가 쎄면서도 화장 좀 진하고 미인상에.. 얘가 여기 왜 있지? 싶은 그런 애 였는데....
그에 비해 첫인상은 졸라 최악이었는데 초기에는 내가 인사를 해도 씹고 뭐 이런년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애가 차갑고 싸가지가 없더라.
암만 내가 마음에 안들더라도 사람도 얼마 없는 직장 안에서 초반부터 이러면 되나 싶었지.
근데 뭐 그것도 처음에만 그랬지 나중에는 결국 친해졌다. ㅋㅋㅋ 
그때 너 인사도 씹고 왜 그랬냐라고 물어보니 스트레스 너무 받을때라고 미안했다고 그러더라.

하여튼 예쁘고, 꾸미는거 좋아하고, 업무 능력도 좋고, 그러면서도 본인 생각이 딱 잡혀있는 그런 애였음.
지 맘에 안들면 상사고 뭐고 졸라 따지고 대들고.. 근데 애가 일을 잘하니까 아무도 뭐라 못하는 그런거 있잖아?
한마디로 경리쪽의 실세중 실세였지 ㅋㅋㅋㅋㅋ 아재들 진짜 걔한테는 꼼짝을 못했어.
나야 업무영역이 겹치지는 않으니까 그런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고, 나이도 나보다 한살 밖에 안어려서 대하는게 어렵지는 않더라.
기가 쎄봤자 내가 적당히 져주면 되는거니까.
그렇게 본격적으로 친해진건 입사하고 나서 대략 반년쯤 지나서였을거야.
나야 꼴랑 몇달째인 신삥이지만 걔는 이미 거기서 4년 이상 일했던 고참 중 고참이었어. 
나는 걍 사원이었지만 걔는 직급도 있었고.
뭐 그런 신분적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다른 여자들도 그랬듯이 걔도 날 편하게 느꼈는지 날 엄청 편하게 대하기 시작하더라고. ㅋㅋㅋ 
퇴근하면 나도 편하게 대했지만 일 할때는 그래도 비록 나보다 한살 어릴지언정 경력도 직급도 다 나보다는 높으니까 깍듯이 대해줬는데 
나중에는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게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
어쨌든 예쁘긴 했지만 그 애 성격도 그렇고 걔가 날 대하는것도 그랬거니와 하도 이새끼 저새끼 하면서 떠들다보니 
나 역시 얘를 이성으로 느끼기 보단 정말 친한 친구같이 느껴지게 됐음.
그래서 3년은 진짜 친구처럼 잘 지냈지. 
회사서도 쉴때는 딴 사람 눈치 안보고 서로 디스 하고 장난질 하면서 놀고 그러다가도 일 할때면 난 얘를 깍듯이 대해주고,
거기다가 회사서도 그나마 젊은게 우리 둘 뿐이라 아재들도 우리 노는거 보고 둘이 엄청 웃긴다고 재밌어했음.
둘이서 아주 시트콤을 찍는다고 ㅋㅋㅋ
그렇지만 그 좁은 회사내에서도 염문설 따위는 터지지 않았는데 내가 찌질한것도 있겠지만 걔가 남친이 있었다는 이유가 컸지.
나야 이런 상황이 워낙 익숙해서 별 생각은 없었어.
그러다가 위에서 말한 그 3년이 지나니까 얘도 퇴사를 한다 하더라. 
나야 솔직히 아쉬웠지만 말리는것도 웃기고 잘 가라고 했지.
송별회 하는데 마지막에 수고했고 잘 가라고 하니까 걔가 뭔가 뭉클하긴 했는지 날 안길래 나도 얘를 한번 꼬옥 안아봤다.
이딴게 무슨 자랑은 아니긴 한데 나만 안아 줌.
아재들도 나도 마지막으로 함 안아보자 이래도 "됐거등여" 하고 걍 갔음 ㅋㅋㅋㅋㅋ

그 후로도 가끔 나랑 둘이 만나서 술도 먹고 그랬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고 퇴사를 해서 그런가 개인적인 이야기가 늘어나는거 말고는 예전과 별다를것도 없었지.
그러던 어느날은 지 남친도 소개시켜주더라. ㅋㅋ 
계속 말하는거지만 난 남자도 아니고 완전 언니야.
암만 그래도 그렇지 사람 뻘쭘하게 갑자기 왜 데리고 오냐고ㅋㅋㅋ
아무튼 걔는 지 남친 보고 하는 말이 날 남자 중에 제일 믿는다면서 얘는 나 안건드릴거 아니까 같이 잠 잘 수도 있다고 
그 정도로 믿는다고 남친 앞에서 그런말을 하더라.
난 진짜 그때 존나 민망해 가지고는 무슨 말을 할수가 없었어 ㅋㅋㅋ 
이 정도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님들도 내가 평소에 어떤놈이었는지 잘 알거라고 믿는다. 
내가 처음에 한 말이 딱 맞아. 난 완전 여자들에겐 언니같은 사람이지. ㅅㅂ ㅋㅋㅋ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얘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오더라. 
난 무슨 교통사고라도 난 줄 알고 놀랬는데 그건 아니고 걍 어디가 아파서 입원했다고 했었음. 
난 괜찮냐 뭐길래 그러냐 라고 물어도 대답을 안하더라고.
그래도 간만에 얘 얼굴도 좀 볼겸 병문안 가겠다고 했지. 
안와도 된다 그러길래 간만에 이거 핑계로 얼굴이나 보자 라고 하니까 얘는 좀 고민하는 듯 하다가 알았다고 하더라고.
난 별거 아니겠지 하고 주말에 병문안 갔어. 걔가 좋아하던 크리스피 도넛 사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일단 겉보기는 멀쩡하더라. 
그래서 난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농담이나 툭툭 던지고 놀았지. 걔도 평소처럼 잘 받아주고 ㅋㅋ
그러다가 얘가 답답하다고 병원 옥상가서 놀자길래 옥상으로 갔어.
뭐 정원 비슷하게 꾸며 놨었고 사람은 별로 없었지. 
이런저런 쓸데없이 웃고 떠들고 이야기 하다가 걔가 
"내가 여기 병원에 왜 왔게?" 
라고 물어보더라.
"글쎄 어디 아프니까 왔겠지" 
하고 별 생각 안하고 대답하니 걔가 갑자기 
"의사가 나 불임이래." 
그러더라고.

진짜 그 싸-한 느낌...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좀 충격이었지.
분명 전에 본 남친이랑 결혼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이런 판정을 받았다니...
걔도 처음에는 듣고 내가 표정이 좀 굳으니까 
"야 니 표정 왜 그러냐 나 괜찮아 임마~" 
이러더라. 그래서 내가 
"진짜... 진짜 괜찮아? 아닐거 같은데" 
라고 대답하니 얘는 내 말에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가 결국 표정이 좀 바뀌면서 울먹울먹 하더라.
"야 참지 말고 그냥 울어" 
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얘가 막 울면서 눈물을 쏟기 시작하는데 내가 뭐 할게 있나... 가만히 걜 안았지.
그거 불임이더라도 경우에 따라선 애기 가질 수 있대더라 지금 힘들겠지만 아예 희망이 없는거 아니니까 힘내라 라는 식으로 달랬었다.
사족이지만 나도 얘를 여자로 보기 보다는 90%는 친구고 10%는 여자인 수준이었는데 이럴땐 남자랑 대하는거랑 달라지는건 어쩔 수가 없다는걸 느꼈다.
남자가 울면 내가 안아주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눈물 닦아주고 이러겠어? ㅋㅋㅋㅋㅋㅋ ㅅㅂ
여하튼 그렇게 몇분을 울다가 좀 나아졌는지 좀 그치길래 안아주던거 풀고 좀 괜찮아 졌냐고 물었지.
고개 끄덕이길래 그냥 좀 냅 뒀지. 그러다가 걔가 "야 고맙다" 그러더라 ㅋㅋㅋ 
"고마우면 나중에 밥이나 사라" 하고 말았음. 

이때 이후로 날 좀 의지하는 경향이 생기더라. 
전에는 가끔 만나서 떠들더라도 별 내용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했는데 슬슬 본인 고민같은거 이야기하고 그런거 있잖아?
여지껏 몇년을 봐오면서 나한테는, 아니 다른사람들 한테는 밝은 부분만 보이다가 그 이면에 존재하는 다른 이야기들도 꺼내기 시작하는거야.
나야 이야기 들어주고 고민들어주는 상담 같은게 익숙하니까 잘 해주기는 했는데 뭔가 기분이 묘하더라고. 
결혼 생각한다는 남친 있는 애니까.
내 사는게 여태까지 항상 이런식이긴 했고 남친 있던 애들도 태반이었는데 얘는 좀 약간 기묘하게 다가왔어.
이런 기분 다들 알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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