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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알바했던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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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18:14 조회 5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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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년동안 정든 로즈헤어를 원치 않게 떠나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사연은 이러한데..
박물관에선 4마리의 로즈헤어를 핸들링용으로 사육했다.
로즈헤어는 타란툴라에 속하는 털난 거미인데, 털이 장미빛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루에 한번 손님들에게 핸들링의 기회가 제공 되었는데,
한마리만 계속 손님들 손에 오르면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스트레스사 방지차원이자 손님들 물리는걸 방지 하기위해 4마리를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전시했다.
이 4마리중, 내가 가장 아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나리. 4마리중 유일하게 내가 이름을 붙였다.
왜 아꼈냐 함은..
로즈헤어를 포함한 타란툴라중 일부종들은 스트레스 받으면 털을 발사함.
뒷다리를 배에다가 겁나빠르게 슈슈슈슈슉! 이러고 비비는데 즉시 눈을 가리고 숨을 참고 있어야 한당.
왜냐면 털이 피부에 잘 박혔음...스무개 정도가 눈에 들어간적있는데 눈을 뽑고싶은 기억이었다.
털이 피부에 닿으면 사람체질마다 다르긴 한데, 내경우엔 울정도로 간지러운 경험이 3일정도 지속되었다.
너무 간지러워서, 한번 털을 맞으면 3일정도 얼음물에 담궜다 뺐다 하면서 지냈다.
사육하에서도 그런지 모르겠는데,얘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털을 뿌리는 일이 흔했다.
근데 우리의 나리는...
한번도 털을 뿌린적이 없는 착한 아이었다..
심지어 손님 손에 올라갔다온 뒤에도 귀뚜라미를 덥석 덥석 잘 받아먹었다..
핸들링이란 절대 상상할수 없는 타란툴라가, 손님손에 올라갔다 와서도 거식을 안한다니 그건 대단한 일이었음.
내가 나리를 만난 2년동안 나리가 쉰건 산란기간동안 만이었다.
나리는 박물관에 있던 로즈헤어중 아주 멋진 털을 가진 수컷과 교미를 했고, 나는 처음으로 거대절지류의 알을 봤다.
초산이라 알이 적긴 했지만 ,인큐베이팅 하에 썩지 않고 대부분 잘 부화해 줬고, 유체들을 자랑 스럽게 손님들에게 소개해줬다.
거미의 거자도 모르는 필자의 사육하에 메이팅도 잘 해주고, 알까지 잘 낳아준 나리를 관심과 사랑으로 하루하루 보살피고 있었다.
나리를 만난지 2년정도 되던날...
영화 '업'에서 할배옆을 따라다니는 꼬맹이와 똑 닮은 초글링 한명이 덩치만 거대한 버전인 부모님과 함께 박물관에 방문했다.
팩맨을 닮은 꼬맹이었다.
이하 팩맨 꼬맹이라 부르겠음.
안경은 초딩의 상징인 빨간 뿔테..
분명 엄마아빠라고 부르는데, 엄마하고 아빠는 서로 왜 닮은것인가? 라는 의문이 드는 빅사이즈 패밀리였다.
이 빅사이즈 패밀리를 포함한 손님들을 이끌고 박물관에서 화석코너부터 설명을 하는데, 피곤함의 연속이었다.
초식동물들은 대충생긴 이빨로는 섬유질을 완전히 씹을수 없어 소화를 하기위해 돌을 삼켰다고 알려져있는데,
그걸 위석이라고 부른다...이런 설명을 하고 있었을거임.(이쪽 잘모름. 틀렸으면 미안 당시에는 정확하게 설명함)
위석을 만져볼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한참 설명을 하고 있던 와중,
여기서 이 팩맨 꼬마가 자기 아빠한테 위석을 갖고 싶다고 조르는게 아닌가?
정상적인 개념이 박힌 부모라면, 인생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려줬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족은 달랐다.
팩맨꼬마의 아빠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애가 너무 가지고 싶어하니 제일 작은것을 달라하는게 아닌가?
협상할 상황이 아닌데, '저건 쪼개졌으니, 전시하기에 좀 그러니까 저거라도 좀 주세요.'
정치쪽으로 나가면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서 이걸 준다면, 이 팩맨 꼬맹이 외에도 수많은 꼬맹이들이 전시품을 노릴게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완강한 태도를 유지했다.
팩맨꼬맹이는 거의 패닉상태로 위석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고, 그의 부모는 똥씹은 표정으로 중얼거림을 반복했음.
아마 나를 욕하는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나는 나머지 손님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런거에 감정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
계속 손님들을 안내하며 설명을 계속 하고 있는 와중,
팩맨 꼬맹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계속해서 외쳐댔다.
심지어 자기 자신이 칭찬받기 위해 내 지식을 틀린것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반박할 여유조차 없었다.
모두 그래요? 라는 말로 일관했다.
팩맨 꼬맹이는 의식의 흐름대로 자신의 지식을 읊조리고 있었다.
잘난척이라는 언어가 있다면 이런느낌일까?
사랑을 과하게 받으며 큰 나머지,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자기를 사랑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듯 했다.
팩맨꼬맹이의 이러한 행동은 절지류 코너에 왔을때 극에 달했다.
자신이 아는것을 소리를 지르며 외쳐대고 있었다.
심지어는 생물을 소개하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생물을 소개 했다.
홍지네를 차자센이라고 소개하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자신이 아는 지네이름중 가장 어려운것을 말한것같다.
급기야, 자신이 망신당하기 싫어 내가 정정한 내용을 틀렸다고 손님들에게 소개하기 까지 했다.
필자:'음 , 이건 홍지네인데요.지네는 신기한 비밀이...'

팩맨꼬맹이:'(필자가 말하는도중)저거 차자센인데.저사람이 잘못아는건데...'
나는 팩맨꼬맹이를 지적한적없으나 팩맨꼬맹이는 자꾸 나를 깎아내렸다.
그 꼬맹이를 망신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참았다. 나는 다른 손님들을 즐겁게 해줘야하니까.
드디어 마지막 코너 로즈헤어 핸들링 시간이 왔다.
이것만 버티면 일이 끝나고, 저 팩맨 꼬맹이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날은, 앞서 수고한 로즈헤어들 대신에, 우리의 나리가 
전시되던 날이었다.
나리를 꺼내면서 나리와 있었던 추억들을 주욱 나열했다.
참 착한 아이다...특별한 아이다...저기있는 로즈헤어 전부 나리의 아이다...
내 애정을 특히 강조했다.
핸들링 자원자를 구했다.
속으로 빌었다.
제발 저 팩맨 꼬맹이가 지원하지 않기를 말이다.
슬픈예감은 틀린적이 없다고 했던가?
팩맨꼬맹이의 부모는 팩맨 꼬맹이를 부추기고 있었다.
'우리 거.미.박.사 님~~얼른 가서 만져봐 ^^ 사진찍어줄게 ^^'
팩맨꼬맹이의 표정이 비장했다.
남들앞에서 '거미박사님'으로 불린 이상 모두에게 기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것이 아닐까 싶다.
그와 동시에 부모님에게 자신이 거미박사님으로 불림으로서 자신의 주종목이 거미임이 모두에게 밝혀진것이다.
비장한 표정에선 두려움이 보였다.
왜냐하면...로즈헤어는 성인남자의 손바닥만했고, 초글링이 타란을 핸들링 해봤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렸다.
팩맨 꼬맹이는 귀신의 집에서 하나도 안무서운척 하는 남자의 얼굴을 하고 손을 들었다.
설마 별일이 있겠나 싶었다.
몇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줬다.
갑작스런 행동을 하면 거미가 놀랜다.
큰소리를 내지 않는것이 좋다.
배를 세게 집지 말라.
그리고 꼬맹이는 자신있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리를 팩맨꼬맹이의 땀가득한 손에 올려놓았다.
나리는 프로답게 당황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꼬맹이는 부모님의 사진세례를 모두 무표정으로 씹어주는 쿨내음을 풍겼다.
이따위껀 내겐 아무것도 아니다.
겨우 이런일로 좋아했다간 난 거미박사가 아닌게 될거야,
이런 속내가 보이는듯 했다.
일은 이때 발생했다.
나리가 오랜시간 같은자세로 있어 몸이 뻐근하기라도 했는지, 다리 한쪽을 쭉 뻗었다.
그러자 팩맨 꼬맹이는 '아'하는 단말마와 함께 손을 풀스윙으로 털어버렸다.
2년동안 정들었던 나리는 약 1미터가 넘는 거리를 날아가 벽에 있던 장식품에 부딪혔다.
나리는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처음보는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리를 얼른 집어서 상태를 관찰했다.
어디 뾰족한곳에 복부가 찢겼는지, 내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아...'라는 소리밖에 낼수 없었다.
팩맨꼬맹이에게 화를 내고 싶었지만 너무 당황스러워 화를 못냈다.
사정을 설명하고 급하게 안내를 마무리 했다.
팩맨꼬맹이와 그의 부모는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나버렸다.
나는 그날 박물관이 닫을때까지 이성을 잃은채로 라텍스 장갑을 끼고 흘러나오는 나리의 내장을 끝없이 밀어넣었다.
혹시라도 복부만 찢어졌으면 봉합하면 살릴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리는 이런 내맘을 모르는지 버둥거리며 날 계속 물기만 했다. 
더 슬픈건 날 무는 힘이 너무 약해 내살을 못뚫는것이었다.
나리의 움직임은 생명이 다해가는걸 표현이라도 하듯 
점점 느려지고, 무작위성을 띄기 시작했다.
거미는 상처를 입었을때 탈피를 앞당겨서 상처를 회복한다는 말이 생각나 집으로 데려왔지만, 
이미 ps 케이지 안에 내장을 가득 쏟아낸체 다리를 오므리고 죽어있었다.
나리는 우리집 뒷산에 묻어주었다.
가장큰 나무 밑에 묻어주었는데, 그나무를 볼때면 이날의 기억이 나 가슴이 아리다.

3줄요약1. 돼지패밀리 놀러옴
2. 진상짓함
3. 결국 거미 던져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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