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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21 조회 42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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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8일
순수란 뭘까. 순수는... 그 자체를 모르는 것이 아닐까. 그 때는 몰랐지만, 지나놓고 보면 순수했던 그 시절.

고백하고 차인 후, 남자친구와 통화해야된다고 몇 분 씩 전화를 끊는 것 말고는 바뀐 게 없었다. 
틈 나면 카톡하고, 퇴근하면 전화하고.
 모르고싶은 마음은 들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누나만 알고싶었다. 
남자친구와 함께인 누나에 대해서는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얼마 뒤, 누나는 내게 남자친구와 헤어졌노라고 전했다.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지나치게 잠자리를 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헤어졌다고...
뭔가 좋았지만...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랐다.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어차피 별로 안좋았어. 라고 돌아오는 대답.
한참을 다른 이야기를 하다 누나에게 장난처럼 물어봤다.
"누나ㅎ ㅎ ... 나는 어때...?""미안해..."
ㅎㅎㅎ 이젠 정말 짝사랑이다. 두번 차였으면... 끝이지 뭐. 나와 사귀고싶어하지 않는 상대에게 더 부담주기 싫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진전이나 변화 없이ㅡ 연말이 다가오고있었다.
아직도 정확히 기억난다. 12월 28일. 그 날은 금요일이었다.
저녁. 누나는 친구들과 술마시러 간다고 내게 연락했다. 연말이고 ㅡ 금요일이니까 놀러 가야지.
나 역시도 연말이고 ㅡ 금요일이니깐 마트에서 마감까지 자리를 지켰다. 토요일도, 일요일도 그래야했다.
새벽 4시. 자고있던 내게 전화가 한통 걸려온다. 누나다.
이 시간에 무슨일이지? 비몽사몽 전화를 받는다.
"응. 누나. 왜?"
"아재야!""술 많이마셨어? 지금 어디야?""아재야 니가 나한테 사귀자고 했자나...""ㅎㅎ 그랬지.""우리 사귈까?"
응? 꿈인가? 아닌데?
"에이 누나 장난하지 말고... 얼른 조심히 집 들어가. 집에서 멀어?"사귀자니깐!!!""누나 술 많이 취했어. 내일 기억 못할거잖아.""아냐!!! 기억해!!!!!! 아재야 나도 너 많이 좋아해. 그러니까 사귀자구!"
이런저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정말 꿈 같은 새벽.
전화를 끊은 뒤에도 설렘에 잠을 잘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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