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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본부가 나 버리고 간 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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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54 조회 47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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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8월 초~중순 쯤 되는 한여름이었고, 나는 대대 시니어카투사로 올라가서 대대본부 작전과에서 막 일하고 있었음.


이게 포사격 끝나고 하는 야전훈련이었는데, 대대에 소속된 중대들이 모두 각기 다른 지역 배치되서 작전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훈련이었음..

그와중에 한국군 전차중대 1개도 같이 합동훈련하기로 했고


나는 대대본부랑 같이 전개되었는데, 열심히 텐트 치고 짐정리하고 있는데 대대 통신과(S-6)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 통신과 동기 녀석한테 물어봤는데 FBCB2는 되는거 같은데 무전이 안 터진다고..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냥 떨쳐 내기로 했듬. 그날 미군 장교들끼리 저녁부터 대대본부를 옮긴다 만다 설왕설래가 오가더라


그리고 다음날인가, 한국군 전차중대가 훈련장에 전개되서 집결지 편성한 날이었음. 한국군 중대가 오면 훈련장 와서 미군에서 조달한 탱크 마일즈 장비를 달아 주는데, 미군측에서 조달한 장비이니 당연히 우리쪽에서 어떻게 다는지 가르쳐 주면서 해야 됨. 보통 같이 훈련하는 중대에서 해주지.


그런데 보통 합동야전훈련하면 전차중대 vs 전차중대 이런식으로 하는데; 이때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데 전차중대(한국군) vs 기보중대(미군)로 훈련을 짠겨..

한국군 전차에다가 마일즈 장비를 달아야 되는데 주변에 전차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 저어짝에는 보병 한덩어리 있고 대대본부에는 샌님들이고..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작전하는 델타 중대에 부중대장이 이쪽에 와서 장비 설치 안내를 해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또 통역해 줄 사람이 없음 ㅡㅡ 일반적인 통역이야 카투사라면 할 수 있겠지만 전차에서 쓰는 말을 알아듣고 통역할 사람이


그렇다. 해당 지역을 통틀어 나밖에 없었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델타 중대 부중대장을 따라 한국군 집결지로 가서 마일즈 다는거 통역해주고 그러다가


중간에 밥 때였나, 하여튼 무슨 일이 있어서 대대본부 위치로 돌아왔는데 오잉? 대대본부 텐트는 온데 간데 없고 차량 행렬이 쭈욱 서있는거여


헐 씨발 큰일 났다 뭐지 하고 작전반장(미군 중사) 찾아가서 혹시 TOC 옮기는거냐 물어보니까 그렇다대. 무전이 안터져서 일이 결국 그렇게 된거임

그런데 나는 아직 여기 통역일이 안 끝났으니 어디로 갈 수가 없음.. 그래서 내 군장은 챙겼냐, 어디로 가냐, 물어보고 일단 어썰트백(assault bag) 챙겨서 나왔음.

어썰트백에 내 업무용 노트북을 넣어놨었는데 왠지 두고가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대대본부를 먼저 보내고


마일즈 다 달아주고 통역일 끝내니까 해가 뉘엿뉘엿하더라..


원래 대대본부있던 자리는 이미 알파 중대(기보중대)가 돗자리폈고, 대충 추진되온 저녁밥으로 끼니 해결한 다음에 델타 부중대장이 대대본부 님 버리고 갔는데 어떡할거임? 나도 바빠서 가는 길에 떨궈주지는 못하겠는데.. 하길래

그러면 일단 알파 중대랑 같이 있겠다, 작전과장한테 연락하면 아마 데리러 와 줄 거다 라고 얘기하고 ㅇㅋ하고 델타 부중대장이랑 빠이 했음.


그리고 작전과장이랑 통화해서 나좀 데리러 와주세염 하니까 ㅇㅇ 내일 갈듯 내일 다시 연락해줭 하길래 음.. 곧 돌아겠군 했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파 중대장이 작전과에 있다가 막 중대장으로 부임해서 나랑 면식이 좀 있었는데, 밤에 중대장 찾아가서 사정 설명하고 내일 작전과장이 데리러 와줄테니 하루밤만 재워주세염 ㅎㅎ 하니까 그래그래 적당한 데서 자 ㅇㅇ 하길래 요시 오늘은 세이프다..


싶었는데


나는 보병애들이 야전나와서 그렇게 자는지 몰랐지.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브래들리 옆에 그냥 군장베고 널부러져 자고 있음.. 아니 장갑차 내부는 바라지도 않지만 분위기가 이러니 나는 뭐 그냥 공터에 짜져서 맨몸으로 어썰트백 배고 자야 되나 싶었음. 중대장 말고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카투사 선후임이 있긴 하지만 별로 친한 사이들도 아니고..


전차가 그립더라


포신 돌려서 방수포 치면 텐트되는데.. 그냥 포탑위에 누워자도 좋은데..



뭔가 좀 아닌 거 같고 찐따 같아서


어찌할까 대책을 강구하다가


옆에 한국군 전차소대가 하나 편조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음.


항상 야전훈련할 때 미군 중대랑 한국군 중대랑 서로 소대를 하나씩 교환해서 훈련하는 지라, 한국군 중대에는 미군 기보소대가 하나 가 있고 미군 중대에는 한국군 전차소대 하나가 와 있었음.


그래도 한국군이니까 말은 좀 자유롭게 통하겠거니.. 땅바닥보다는 K1 포탑 위가 낫다 라고 생각해서


한국군 소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음...



내가 갖고 있는 건 


내몸

방탄복+방탄모

M16A2

업무용 노트북이랑 담배, 필기구 등 잡동사니 몇개 들어 있는 어썰트백


갈아 입을 옷 無 세면도구 無



그렇게 약 열흘 간의 캐스트어웨이가 시작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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