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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2:44 조회 4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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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연... 잊을 수 없는 이름이야...


그 뒤로 선배와 정희연, 나 이렇게 셋이서 몇 번을 더 어울렸던 것 같아. 언제나 술을

마시고, 인생을 논하고, 그러다 선배는 맛탱이 가고, 정희연이 그를 데려가고,


그게 몇 번 되니까, 선배 말이 믿겨지더라. 진짜 아무 일도 없겠구나... 선배 말대로 무

슨 일이 있었다면, 이미 둘은 결혼을 했을 거야.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내가 가게를 단독으로 운영하게 되었어. 


아참, 내가 바지 사장이라는 사실은 선배와 정희연만이 알고 있었어. 정희연은 어떻게

보면 당연히 알게 되었지. 그 가게가 원래부터 선배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이

었으니까.


선배가 가게에 오는 것이 뜸해지고, 정희연과의 만남도 줄어 들었지. 어쩌면, 당연하잖

아. 선배가 없는 가게에 정희연이 오는 것도 이상하잖아. 물론, 나랑 어느정도 술로써 친

분을 쌓긴 했지만, 선배와 비교할 건 아니었고...


그렇게 바쁘게 바지 사장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초 여름이었던 것 같아. 언제나

처럼 바지를 즐겨입는 정희연이 가게를 새벽에 찾아 왔어. 반 바지를 입었더라. 종아리

가 노출이 되었는데, 꽤 매끈하더라고.


속으로 치마를 입어도 예쁠 것 같구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 참, 나도 남자긴 남자다. 들

어오자마자 외모 평가를 시작하니..


"오랜만이네요. 누나."


"그래. 한 잔 하려고..."


"어.. 형 없는데..."


"알아. 혼자 왔어."


그 날이 정희연과 내가 단 둘이 술잔을 기울였던 날이었지. 정희연이 혼자 왔으니까, 심

심하지 않도록 소주 몇 잔 받아주고, 따라주고 한 것이지. 그 날은 마감시간에 맞춰 정희

연은 돌아갔어. 따로 단둘이 다른 술집을 찾지는 않았어.


그 후로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정희연은 홀로 우리 가게를 찾았어. 뭐, 특별한 것 없이 

술만 마시다가 갔는데, 어떻게 보면 외로워 보이기도 하더라.


생각해 봐. 새벽 3시 넘어서 여자 혼자 술 마시러 오는 게, 이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정

희연은 자주는 아니었지만, 종종 그랬으니까. 얼마나 참고 참다가 오는 것일까? 나의 지

나친 추측인가?


그러다가 가을이 되었고, 아주 오랜만에 정희연이 가게를 찾았어. 아마 이때까지 4번 정

도 혼자 술을 마시러 온 것 같네. 평소처럼 반갑게 맞아주고, 특별하게 할 일이 없으면 내

가 옆에서 술 잔을 받아주었지.


그리고 영업 마감 시간이 6시가 다 되었을 때, 정희연이 그러더라.


"술 한 잔 더 할래?"


"뭐... 그러죠."


일 끝나고 술 마시는 것이야 일상이었기에, 난 부담없이 정희연의 제안을 받아들였어. 난

문단속을 마치고 정희연과 인근 술집에 들어갔지. 그리고 정희연과 단둘이 처음으로 가게

밖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소맥을 들이 부었지. 그러다보니까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금방 취기가 올라 오더라. 정희

연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문득 선배 이야기를 꺼냈어.


"누나 40살까지 혼자면 형이랑 결혼한다면서요?"


"누가 그래?


"형이 그러던데... 예전에 누나가 그런 약속 했다고..."


"미친... 새끼."


정말 찰 지게 욕을 하더라. 순간 좀  무섭더라.


"그 새낀... 진짜..."


"그래도 형이 누나 꽤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난 그래도 선배를 도와주려고 꺼낸 말이었는데, 정희연 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더라.


"그 새끼랑... 나랑은... 친구야... 친구... 오케이?"


"남녀 간에 친구가... 가능하나요? 서로 보다 보면 정 들고.... 그러다 보면 결혼하고..."


"야. 너랑 나랑은 그러면 뭔데?"


정희연이 나를 톡 쏘아 붙이며 반박을 하니까, 나도 그 순간에는 마땅히 할 말이 없었어.

내 지론이 남녀간에는 친구가 안 된다는 거였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정희연과 나는 나이

차이만 있지만, 관계는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인... 그게 친구지 뭐..


"우리는... 그게... 동생과 누나 사이랄까?"


"너 웃긴다 진짜..."


"누나는 형 좋지 않아요?"


"그 녀석... 좋지... 좋긴 한데... 남자로는... 글쎄..."


선배가 불쌍하더라. 정희연은 전혀 선배를 남자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어. 술을 마셔서 본심을

숨기는 게 아니라면, 너무 시원스럽게 자기 생각을 말하더라. 


그.놈.은.내.게.남.자.가.아.니.다.


"나 좋다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요?"


"못 믿는 눈치인데... 보여줘?"


"뭘요?"


정희연이 내 눈 앞에 스마트폰을 들이밀더라. 그리고 내 눈에는 정희연이 등록한 전화번호가

수백개 보였는데, 등록되어 있는 사람 이름이 죄다 남자였어. 이걸 조작하지 않는 이상, 와 장

난 아니더라. 39살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남자를 알고 있는 거야.


"이 남자들이 다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놈들이야."


"대... 대단하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선배 생각이 나더라. 정희연 말이 사실이라면, 뭐가 난공불락이야. 아이구,

이 등신 새끼, 이러면 선배한테만 난공불락이었던 거잖아. 


"아... 취하네... 이만 나가자."


거의 오전 9시까지 마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정희연이 계산을 하더라.


"누나 택시 타야죠."


"아.. 아니.. 오늘은 집에서 잘래."


"그러니 택시 타셔야죠."


"그게... 아니라 너희 집..."


갑자기 뒷골이 확 땡기더라. 이거 나 유혹하는 거잖아. 그치? 그때 당시 현정이를 만나고

있던 시기였는데, 이렇게 연상녀들이 나에게 훅 들어오나 싶더라. 내가 연상녀에게 좀 먹

히는 스타일인가? ㅎ... 미안... 


"저희 집은... 좀... 더럽고...."


"잠만 잘 거야."


"잠은 또 우리가 모텔이라는 아주 훌륭한 숙박업소가 곳곳에 널렸습니다만...."


"모텔은 혼자 안 가. 같이 갈래?"


"아니... 그건 좀...."


"잠만 잘 거라니까.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까, 너 출근할 때까지 좀 잘게."


"그게....."


"나 너 안 잡아 먹을 테니까 좀 가자... 힘들다... 쉬고 싶고..."


정희연의 말을 거절하기 힘들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앞장 섰지. 머릿속으로 별 생각이

다 들더라. 이거 이러다가 진짜 큰 일 나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난 손가락을 미친듯이 움직

이며 선배에게 카톡을 날렸어.


술취한 정희연이 우리집에서 자고 간다고 하면서 난리라고... 그러니까 선배가 데려가라고,

지금이 진짜 기회라고...


그러니까 선배가 뭐라고 한 줄 알아?


- 나 지금 매우 바쁘다. 희연이 좀 부탁 할게.


이거 미친놈 맞지? 뭐야 이런 태도는? 내가 아무리 선배와 친분이 있다고 하지만, 다른 남자

집에 가서 잔다는 여자를 두고 이런 태도가 말이 되는 거야? 도대체 뭘 믿는 거야?


그래서 다시 카톡을 날렸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 희연이 걱정 안해도 돼.


난 정희연이 아니라  선배를 걱정했던 것인데, 한창 현정이라 불타오르고 있을 시기라, 장난 아

니었거든. 물론, 선배가 관심 있어 하는 여자를 건드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음,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ㅎ 


우리집에 도착해서 잠자리를 봐주니까, 정희연이 그대로 뻗어서 자더라. 진짜 아무 일도 없었지.

이러면 나만 미친놈 된거잖아.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그렇게 걱정 했는데, 믿

을 수 없을만큼 아무런 일도 없었지.


참, 싱거운 이야기 길게 했지?


한 3개월 정도 지났을 거야. 추위가 찾아왔어. 그때 나는 우리집에서 아름이와 동거를 하고 있었

고, 내 머릿속은 복잡한 일들이 많았던 시기였어. 고민이 있었지.


그쯤에 정희연과 단 둘이 술 마실 기회가 있었어. 물론, 그 사이에 선배랑 셋이서 술을 몇 번 마시

기는 했어. 


아주 추운 날이었는데, 이전처럼 단둘이 술을 마시고, 적당히 오전 8시경 정도에 나왔던 것 같아.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데, 어느 모텔 앞을 지날 때, 정희연이 나를 보고 그러더라.


"너... 나 먹고 갈래?"


라면 먹고 갈래는 들어 봤잖아. 진짜 많이 들어봤잖아. 텔레비전에서라도... 그런데 나 먹고 갈래

는 뭐야? 나 순간 내 귀가 병신이 되었나, 아니면 뇌가 맛탱이 갔나 헷갈리기 시작하더라.


"네?"


"저 모텔에서 자고 가자고...춥잖아."


"전.... 집에서 자야죠."


"너... 나랑 자기 싫어?"


굉장히 진지하게 정희연이 물어보더라. 농담이나 섹드립이 굉장히 심한 여자는 맞아. 엄청 시원하

게 말하는 여자였으니까. 그런데 그건 전혀 농담처럼 안 들리더라.


"에이... 누나도... 장난 그만하세요."


"너 마지막 기회야. 이런 기회 자주 안 와."


"........"


"추워서 그래... 추우니까 막 내가 하고 싶거든..."


그때 정희연의 눈빛을 바라보며, 이거 진심이다. 이 여자 진심이다. 쿨해도 너무 쿨하다. 온갖 생각

이 나더라. 한편으로는 이런 미친년이 다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쿨한 게 아니라, 개쌍년이

잖아. 어떻게 선배를 중간에 끼고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집에... 가야 할 것..."


"너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사실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으면, 진짜 쿨하게 할 수 있었지만, 내 마음 속에 두 가지가 걸리더라.

하나는 당연히 선배였고, 다른 하나는 내 마음 속 고민거리였고...


"집에 가요. 누나."


나름 단호하게 말을 마치고 정희연을 태우려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그녀가 아무 말 없이 나에게서

멀어지더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홀로 모텔에 들어가더라. 혼자서는 모텔 안 간다는 그 정희연이,


이거 따라 들어오라는 메시지잖아? 들어갈 수도 없고, 난감했어. 이 상황을 선배에게 알려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이건 좀 말하기 그러잖아. 그렇게 매서운 바람 맞으며 고민을 하는데, 카톡이 하나

날라오네.


- 305호


정희연이 보냈어. 해결책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건, 들어가서는 안되는 거잖아. 그래서 나

역시 정희연에게 카톡 하나를 남기고 그대로 집으로 가버렸지.


- 미안해요. 누나.


그 뒤로 정희연은 우리 가게를 찾지 않았어. 나와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지. 물론, 내가 거절함으

로써 정희연 스스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단지 그 이유때문은 아니었어.


그렇게 우리는 그 날 이후, 수 개월간 서로 연락을 하거나 따로 만난 적은 없었지.


일단 정희연 이야기는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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