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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20 #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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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1:43 조회 48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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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보다는 더더욱 열심히 준비한 기말고사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난 600명 정도의 학생들 중에서 전교 10등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역시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전교 10등이 찍힌 성적표를 계속 쳐다 보았는데, 정말 이런 맛에 공부를 하는구나 싶었다.


- 욕망이 선생님 좀 볼까?


성적이 나오던 날, 정확히 내 기억으로는, 성적표를 받던 그 순간,

담임이 나만을 복도로 따로 불러냈고, 지금도 그녀의 말이 기억난다.


- 더 잘할 수 있잔아? 이번에도 3등이야?


놀랍게도 12개의 반에서 전교 10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에서는 다시 한 번 3등을 차지했다.


우리반에는 잡을 수 없는 괴물이 둘이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유진이었다.


아니, 유진이는 진짜 넘사벽 수준이었다.

이번 기말고사에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으니까.


담임때문에 기분이 잡쳤고, 

그녀와 나는 거의 동시에 교실로 들어왔다.


- 이번에도 우리 유진이가 전교 1등이네... 자 박수....


담임이 유진이에게 다가가 직접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유진이는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저 새끼는 어떻게 공부하길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건가.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책만 보면서 공부만 하던 녀석이었다. 


쉬는 시간에 누군가와 떠들거나 뛰어노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으니.


아참,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잇뽕 성적은?

내 기억으로는 반에서 6-7등 정도 했던 것 같다.


잇뽕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5등 이내에는 절대 들지 못하는 또 나름대로의 한계는 있던 친구였다.

마치 내가 유진이 벽을 넘지 못하는 거처럼...


이날, 하교 후, 유진이를 따라갔다.

1등을 잡으려면 1등을 따라갈 수 밖에...


- 충분한 예습과 복습을 하면...


공부를 잘하는 비결에 굉장히 교과석으로 대답하던 유진이었다.

체격이 작고 몸이 약해서 그런지 공부만 죽기 살기로 하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조금이도 팁을 얻고자,


잇뽕과 나를 연결해주던 닭꼬치를 유진이에게 사주려고 했다.

내가 닭꼬치를 2개 들고 유진이에게 다가가자, 녀석이 내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무언가를 보고 있었는데,

어라? 담임이었다.


멀리서 조금은 일찍 퇴근하는 담임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닭꼬치를 들고 있는지도 모르는지, 유진이는 점점 멀어지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생각했지만,

유진이의 시선이 생각보다 무거웠다. 


마치 그대로 멈춰버린 시간처럼 유진이는 꼼짝도 않고 오로지 눈으로만

점점 사라지고 있는 담임을 쫓고 있었다.


설마?

에이... 아니...

아니... 아니... 그건 아니지.


배나 나이가 많은 여자들에게 관심이 있어하던 나의 취향때문인지 몰라도,

유진이의 시선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나도 그럴지언데,

유진이가 그런다고 해도 이상할 건 아니었다.


모르는 척 팔꿈치로 유진이를 툭툭 치며 닭꼬치를 건넸다.

유진이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어색하게 닭꼬치를 받았는데,

난 그때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새끼 담임 좋아하구나.

그렇기 때문에 속 마음을 들킨것처럼 놀랬구나.


그렇지만 의외이긴 했다.

공부만 하던 녀석이 담임을 좋아한다니.

단지 공부 괴물인 줄만 알았는데...


- 응... 진짜 교과서만으로도 충분 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진이와 담임과의 관계는 둘째치고, 일부러 공부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물었지만,

결국 나오는 대답은 정말 교과서다.


- 복습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애... 매일 매일 정리하는 게 힘드지만... 시험 때는 그게 가장 효과적이야.


내가 사준 닭꼬치를 먹으면서 유진이는 계속 말을 이었다.

친하게 지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자기만의 공부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좋은 녀석이었다.


그래 고맙다 새끼야...

하지만, 앞으로 지켜본다 너.. 말이야.


- 응... 그래 내일 보자.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지면서 난 유진이와 헤어졌고,

얼마 남지 않은 방학까지 녀석을 지켜보기로 마음 먹었다.


유진이가 담임을 진짜 좋아한다면,

굉장히 흥미로웠으니까.


다음 날부터 유진이를 쳐다보기 시작했는데,

아주 손쉽게 여태껏 몰랐던 녀석의 시선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다른 수업때는 책과 칠판을 주로 보는 유진이었지만,

담임이 수업을 할 때는 거의 책도 보지 않고 담임만을 쳐다 보았다.


또한 수업시간 외에도 오로지 책만 보던 녀석이 담임이 등장하면,

고개를 들어 담임이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았다.


왜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던 것일까?

그건 유진이가 존재감이 없는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중간, 기말고사 연속 두 번의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할 만큼,

공부에서만큼은 어지간한 산보다 큰 존재였지만, 그 뿐이었다.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고,

오로지 책만 보고 있었다.


그저 우리는 녀석을 공부벌레라 생각했고,

평소에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공부벌레는 시험기간에는 공부괴물이 되었을 뿐...


유진이가 담임을 좋아한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였고,

아마 방학식 바로 며칠 전에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나야 담임이 딱히 좋지도 않고,

가끔은 개같은 년이라고 욕을 하기는 했지만,


우리 담임이 예쁘장하게 생기긴 했다.

그래서 유부녀라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그녀를 흠모하는 남자들이 몇몇 있었다.

뭐, 그놈들은 대놓고 좋다고 했고, 심지어 어떤놈은 한 번 따먹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사적 감정을 빼고 보자면,

나 역시 담임이 꽤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하도 갈구니까, 싫은 것이었지, 주면 먹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해봤다.


뭐, 그런 생각 들다가도 갈굼 받으면 좆같은년이 되었지만.


우리반 담임은 치마를 즐겨 입지 않았다.

거의 정장 바지만을 고수했는데, 그럼에도 묘하게 섹시하게 보이던 날도 있었다.

단순 옷차림이 아닌, 얼굴에서 드러나는 색기 같은게 있었으니.


그럼에도 굉장히 카리스마적인 성격이 있어서,

학생들이 우리반 담임에게 함부로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골때리는 녀석들은 하나씩 있었는데,


잇뽕과 내가 지숙이를 제압하기 위해서 썼던 방법이 있었다.

누군가 지숙이에게 질문을 던져서 시선을 잡아놓고, 그 사이 치맛속을 훔쳐보는 방법,

거의 100% 성공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벤치마킹하던 녀석들이 있었는데,

평소에 치마를 잘 입지 않던 담임이라, 그녀가 치마를 입고 오는 날에는 그 속을 훔쳐보려던

학생들이 몇몇 있었다.


- 야... 은영이 오늘 치마다...


여기서 은영이랑 우리반 담임 이름이다.

담임의 치마속으 훔쳐보던 녀석들은 그것을 다른 남학생들에게도 전달하기 시작했다.


뭐, 은영이 오늘 팬티가 흰색이란다... 

생리하는 날인가봐, 보지 부분이 두툼하드라...

뭐... 이런식으로...


그 날도 몇몇 녀석들이 담임의 팬티를 훔쳐보게 되었고,

여기저기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유진이도 들을 수 밖에 없었고, 웃고 재밌어 하는 분위기 속에서 유진이 얼굴만은

꽤나 심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만 보던 녀석이 미간을 좁히고 칠판쪽을 응시하면서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그건 나만이 눈치 챌 수 있었다.


만약 닭꼬치를 사주던 날, 유진이의 시선을 알지 못했다면,

나 역시 그저 아무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있었을 것이었다.


- 아... 아니.... 


유진이에게 일부러 다가가 무슨 기분 안 좋은일이 있냐고 물었다.

녀석은 말을 더듬으면서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담탱이 존나 좆같단 말이야.


그냥 담임 욕을 해봤다.

그 순간 묘한 눈빛으로 유진이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 .....


넌 좋겠다. 

공부 잘하니까, 담임이 좋아하잖아.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 그... 그게 뭐라고...


진짜 확실하다.

유진이는 99.999% 확률로 담임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 유부녀 선생님을 좋아한다라?

세상이 알면 어떤 말을 할 것인가.


뭐, 그렇지만 난 유진이 편이었다.

유진이가 담임 보지 구멍을 확 뚫어버리면 그것도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때까지는 그저 망상이라고 생각하며,

웃고 떠들 뿐이었다.


며칠이 지났고, 

긴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여름 방학 동안에 무엇을 할까 생각했지만,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길에 멀리 걸어가는 유진이의 뒷모습이 보엿다.


짜식, 방학 동안 담임을 못 만나니까 마음 좀 아프겠다?

아, 그건 그렇고 방학 동안에 공부 좀 해서 괴물 한 번 잡아 봐?

공부는 별로지만, 괴물 잡는 건 재밌을지도?


그렇지만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런 생각을 다 던져버렸다.

괴물은 괴물이다.

잡을 수 없기에 괴물인거다.


평소보다 버스가 늦게 왔는데, 매우 더워서 미칠 것 같았다.

집에 가서 찬물에 샤워하고 싶은 생각만 가득 할 때,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두들인다.

돌아보니까, 어?


정남 선배다.

깜짝 놀라서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 여름방학 시작이네... 잘 지냈지?


예전처럼 환한 미소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나름 안부 인사를 했다.

그런데 정남 선배가 무슨 일이지?


- 욕망이 너 고집 정말 세다. 내가 졌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졌다니.

안 져도 되는데, 정남이 누나 이기세요. 이겨도 아무 불만 없어요.


- 가을이 되어서 새학기 시작되면... 다시 웃으면서 보자.


어버벙한 나를 두고 정남 선배가 작은 종이가방을 하나 건넸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뒤를 돌아 자기 갈 길을 간다.


뭐야?


점점 사라지는 정남 선배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작은 종이 가방을 열어보았다.


어?


그건 눈에 익숙했다.

곱게 접혀 있는 검정색 팬티였다.

바로 몇 개월전에 정남 선배에게로 넘어가 찾지 못한 

미현이 엄마의 팬티... 


포기하고, 잊고 살았는데,

그게 나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주위에 사람이 많았기에 종이가방을 황급히 닫았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내내 미현이 엄마의 검정색 팬티에 대해 고민했다.


이거 어떻게 처리하지?

버려야 하나? 돌려줘야 하나? 아니면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나?


지금 생각하면 버리는 게 정답이었지만,

그때는 그 선택을 쉽게 하지 못했다.


미현이 엄마로 인해 눈이 멀어버린 나였으니까.

차라리 정남 선배가 버렸으면, 잊어버리고 살았을 것인데...


그래... 정남 선배가 또 내 인생에 참견하기 시작하니까,

이렇게 머리가 복잡해진다.


가을에 시작되는  새학기부터 웃으면서 보자고?

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또 어떤일이 벌어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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