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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9:21 조회 64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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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
남편 김주형 38세 공기업 직원
아내 김영은 34세 동사무소 직원
김주형과 김영은은 경기도 남부의 인구 100만 남짓한 S시에 살고 있는 부부다. 남편인 김주형은 S시에 소재한 공기업 직원으로, 아내 김영은은 S시 소속 동사무소(주민센터)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부부다. 누가 보아도 부러워할만한, 이른바 공무원 부부로 안정된 직장에 건강 또한 별 문제 없건만 사실 이들 부부는 누구나 누리고 있는 평범한 한 가지를 자신들의 바람과 소망과 달리 가지지 못하였다. 이들이 겪게 되는 불행은 오로지 그것 한가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2009년 10월 어느 금요일 저녁.
김영은은 오늘 일년 예정으로 동사무소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동장 이하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는 중이다. 이미 지난 달부터 동장은 물론 소속 시청 인사담당, 경리담당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휴직이며 휴직기간동안 지급되는 수당(휴직기간이라도 기본급의 반 정도는 지급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년 뒤 복직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마무리 지었던 터라 휴직계 제출은 오로지 형식을 지키기 위한 절차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동사무소 직원들이 당분간 못보게 될 것이 아쉽다며 작별의 회식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일년뒤 김영은이 복직한다 해도 직원들 가운데 반 정도는 그댈 남아있을 터지만 나머지는 그 사이 다른 동사무소나 시청으로 발령이나 떠나있을 것이다.

김영은은 평소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지만 오늘 자리가 자리인지라 소주 다섯잔 정도를 어쩔 수 없이 마시고, 역시 직원들의 고집으로 2차로 인근 노래방에서 한시간 반 정도 있어주다가 양해를 구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길이다. 아파트에 돌아와보니 남편은 이미 귀가해서 욕실에서 수건을 얼굴을 닦으며 나오는 중이다. 아내를 보고 김경식이 묻는다.
“왔어?”
“응”
“회식은? 좀 늦었네?”
“응. 아무래도 내가 빠져나오기가 좀 그렇더라구”
“.......... .”

이들은 4년 전인 2005년 가을에 결혼하여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여왔으나 왠일인지 아이가 생기지 않아 현재까지 원치 않는 딩크족으로 살아오고 있다. 결혼 후 일년 간은 남편이 콘돔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피임을 하였고 이제 즐길만큼 즐겼다 싶어 아이를 갖고자 결혼 1주년이 되던 2006년 가을부터 피임을 끊었다. 피임을 안하고 부부만의 성생활을 만끽하였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아이도 생길 것을 부부 모두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한달, 두달이 지나도 아내에게는 매달 반갑지 않은 손님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혹시 자신들이 불임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스치긴 했지만 서로 불임이란 단어를 차마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었다.

그래도 처음 2년여 동안은 크게 조바심내지 않았고 때가 되면 언젠가는 하늘에서 예쁜 아가를 선물해 주실거라 믿어왔다. 그러나 2년이 3년이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느긋해하던 두 부부도 여유를 부릴 수만은 없게 되었다. 결혼 한지 몇 년인데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시댁 식구들 눈치와 친정 부모님의 걱정스런 얼굴들, 모임을 나갈 때마다 같은 또래 대학친구들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기 아이들 이야기로 차츰 귀결되는 사정이 김영은으로 하여금 조금씩 모임을 꺼리게 만들고 있었다. 대학 친구들 모임뿐 아니라 직장회식 때도 일상적인 직장 얘기 외에는 여직원들끼리는 아무래도 아이들 이야기가 주가 되다 보니 자연스레 소외감을 느끼게 되어 얼마전부터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더니 자격지심으로 마음속으로 괴로움이 커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은 남편 김주형 또한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회식 다음날.
시내 6층짜리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5층에서 내리니 병원 간판이 보인다. 수정 불임 클리닉.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핑크색 제복을 차려입은 25세 전후의 젊은 아가씨가 생글생글 웃으며 “어서오세요”라며 반긴다. 간단하게 진료접수를 하고 나니 아가씨가 자기를 따라 오라며 부부를 안내하여 따라가 보니 3번 대기실이라는 명패가 붙은 작은 방이다. 따로 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두터운 커튼 하나가 문을 대신하고 있다. 2인용 소파 하나에 맞은편 벽에는 벽걸이용 컴퓨터 모니터가 걸려있는 겨우 한 평 남짓한 작은 공간. 병원 특성상 손님들 간에 서로 마주치는 것을 피하게 해주려고 대기실부터 각각 격리시켜 놓은 듯하다. 안내해준 아가씨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나간다. 두 부부가 소파에 나란히 앉고보니 자연스레 눈 앞의 모니터에 눈길이 간다. 대충 보니 이곳 병원장이 전에 의학전문 채널에 출연했던 자료로 병원 홍보용인 듯하다. 침묵속에 10여분이 흐르자 예의 그 아가씨가 커튼을 제치고 얼굴을 내밀고는 “따라오세요” 한다. 따라가 보니 “원장실/상담실”이라는 문패가 걸려있는 방이다. 아가씨가 문을 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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