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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산행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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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00:35 조회 64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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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차례였다. "제인오스틴은 영국에서 18세기말부터 19세기에 걸쳐 활동했던 작가였어요. 그녀의 처녀작은 일반적으로 센스 앤 센서빌리티로 알려져 있지요." 그녀는 애초의 전략대로 자신이 말할 차례가 되면 최대한 설명을 길게 늘였다. 아는 모든 것을 떠들어 대서 사내의 타이밍을 뺏는 것이 유리하다고 믿었다. "또 실지로 1811년에 그 책이 제일 먼저 출판된 것이 맞기도 해요. 하지만 이미 18세기말에 습작형태로 씌여져 출판을 시도한 첫 작품이 있었지요. 이번 문제는 그 첫작품을 맞히면 돼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책의 제목은 정확히 당신 성격을 표현하는 말 같군요. 그게 뭔가요?"

사내가 하품을 했다. "이 년아,난 그런 책은 안 읽어. 말도 안되는 연애 나부랑이들만 잔뜩 써댄 년 아냐. 그런 년이 쓴 책이 내 성격을 표현했다고. 이 년이 진짜 뭐같은 소리만 하고 있네." 그녀는 그의 말에서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다. 읽지 않았다면서 오스틴이 연애소설 쓴건 어떻게 알았나..물론 그 사실은 사내가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은 얘기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작은 모순이 심각하게 와 닿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모르겠다. 그 책이 뭔데?" 그녀가 말했다. "오만과 편견이예요. 애초엔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하려고 했었어요." 사내가 팩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 년아,내가 좀 오만하긴 하지만 말이야,그래도 이 년아. 내가 말야, 사내새낀데 편견 따위로 가볍게 움직이고 그러진 않아." 아니,미친 놈.지가 남자인거랑 편견이랑 무슨 상관이람..그녀도 지지않았다. "당신의 여성에 대한 편견이요. 당신은 적어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잖아요. 여자를 성노리개로 밖에는 보지 않는 그 편견 말이예요. 그리고 아주 우연히도 말이죠. 당신은 첫인상도 나빠요." "네 년 첫인상은 좋은 줄 알아?" 그녀가 코웃음을 쳤다. "당신 차례예요." "좋아.." 사내가 눈을 가늘게 떴다. "네 보지는 어때? 꽉꽉 물어주나?" 또 시작이군..그녀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게 문젠가요?그럼 내가 이겼네." 사내가 히히덕거리며 손사래를 쳤다.

"뭐 네 보지가 어떤지는 이따가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이 년아,여자에 따라서 꽉꽉 물어주는 보지가 있어.근육이 있기 때문이야.그걸 골반저근이라고 그래.어떤 년은 그걸 사용해서 보지로 콜라도 딴다구.네 보지가 꽉꽉 물어주는 보지가 아니라면 말야,근육을 단련시킬 수도 있어.알아? 그런 운동이 있단말야.보지를 단련하는 운동.그게 뭐야?" 이 겨울 움막 바깥 눈밭에서 느닷없이 두꺼비 우는 소리가 들린 듯 했다. 어떻게 이 사내는 이딴거만 알고 있을까..머릿속에 똥만 들었나. 사내의 부푼 볼따귀가 두꺼비처럼 보였다. 아까 울었던 두꺼비는 저 입에서 튀어나간 것이 아닐까. 그녀는 정말 사내가 미웠다. "듣고 싶지는 않지만 확인하지 않을 수 없군요.그게 뭔가요?" "케겔운동이라고 그러지." 사내가 케겔겔거리며 웃었다. "네 년 보지말야. 내가 이따가 천천히 훈련시켜 줄께. 우선 손가락 무는 것부터 시작하자구."



1822년 6월 6일 미시간에 있는 육군부대에서 마틴이라는 병사가 근접거리 총상을 당했다. 왼쪽 몸통에 손바닥 만한 구멍이 나고 늑골 두대가 날아갔다. 무엇보다 횡경막이 찢어졌으며 위장에 구멍이 났다. 그를 치료한 윌리엄 버몬트 군의관은 그가 살아날 것이라고 믿지 않았지만 마틴은 놀랍게도 부상을 이기고 살아났다. 마틴의 위장에 난 구멍은,점진적으로 위장의 막이 자라나면서 마치 뚜껑처럼 여닫을 수 있는 판막으로 덮였다. 이 특이한 방법으로 회복된 상처 덕분에 버몬트 군의관은 자기 마음대로 소화기관을 연구할 수 있는 인간 실험실을 갖게 된 것이다. 즉 그 뚜껑을 열고 위장 속으로 여러 음식물을 실에 매달아 넣음으로써 그것들이 소화되는 형태와 소화에 걸리는 시간,정신적인 상태가 소화에 미치는 영향,특히 위액의 정체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얻게 된 것이다. 이 사례가 주는 병리학적인 교훈은 정상적인 상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연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섹스와 연결시켜보자. 정상적인 형태의 섹스와 성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형태의 섹스와 성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비정상적인 형태의 섹스라면 도착증과 변태성이 될 것인데 아마도 이것은 새디즘과 매저키즘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효율성을 위해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단연 매저키즘이다. 새디즘은 정상인조차 가끔씩 저지르는 비교적 이해가 쉬운 형태의 변태성이기 때문이다. -성욕아래 모든 교양. 578쪽.위르겐 슈바인슈타이거 지음. 편두석 역.-



그녀가 회사동료들과 겨울산행을 결정한 것은 등산에 특별한 취미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단지 약간은 위험하고 그래서 낭만적이기도 한 겨울 등산길,눈꽃 가득한 흰 천지를 터벅터벅 걸어 오른다는 그 느낌에 막연한 동경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동료 중에는 겨울등산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를 통해 동계 등산 장비를 구입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겨울등산에 관한한 초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산에 오른 다음엔 산장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내려올 계획이었다. 그게 잘못이었다.

산장지기는 날이 나빠질 거 같으니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내려가라고 했으나 몸이 피곤한 그녀와 동료들은 계획대로 하루밤을 산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 다음날부터는 모든게 엉망이었다. 산은 물론이고 그 주변 지역 전체에 눈보라를 동반한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던 것이다. 눈보라는 오후쯤 좀 잦아들었으나 산정상에 적설량을 15센티미터 이상 쌓아놓았다. 그녀는 태어나서 이토록 눈이 많이 온 것은 처음 보았다.

말 그대로 무릎까지 빠지는 눈이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그녀와 동료들은 잠시 눈이 소강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빨리 하산하자고 결정을 내렸다. 이번엔 산장지기가 말렸다. 너무 눈이 많이 와서 길을 찾기가 어려울테니 지금 내려가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도 딱히 어떤 방법이 없었다. 내일 좋아질지 모래 좋아질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고 그녀와 동료들은 무한정 산장에서 기다릴 형편도 아니었다.

어쨌든 하산거리가 짧은 만큼 신속하게 내려가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결정을 본 그녀와 동료들은 산장지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반쯤 내려왔을때 꾸물꾸물하던 날씨가 드디어 변덕스러우면서도 가공할 자신의 위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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